“새누리 150석은 건지겠나”…청와대 참모들 한숨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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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들은 요즘 ‘총선’ 얘기만 나오면 한숨을 쉰다. 윤상현 의원 막말파문으로 수면 위에 떠오른 새누리당의 계파갈등과 늑장 공천에 “180석(국회 선진화법 적용을 피할 수 있는 총 의석의 5분의 3)은 고사하고 150석(과반)이나 건질 수 있겠느냐”는 말까지 나온다.

과반 확보 실패 땐 국정운영 타격
박 대통령, 경제 현장 계속 돌며
‘국회심판론’ 제기할 가능성 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갈수록 총선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형국”이라며 “새누리당 공천을 두고 ‘살생부 파문’과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 유출’에 이어 막말파문까지 친박계와 비박계가 싸우는 모습만 보이는데 국민들이 좋게 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주도권을 쥐려면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건 여권 전체가 인식하고 있다.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19대 국회에서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노동개혁법안과 각종 경제활성화법안 등이 20대 국회에서도 물 건너 갈 수 있어 청와대의 근심이 크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이 걱정하는 이유다. 한 청와대 인사는 “2012년 19대 총선에선 ‘박근혜’라는 트레이드 마크에다 강력한 단일대오를 형성해 비전도 제시했지만 지금은 당이 친박·비박계로 나뉘어 공천만 하면 잡음이 생기고 계파 나눠먹기로 비춰진다”며 “현재까지는 선거분위기가 엉망”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남은 임기 동안 레임덕으로 인해 일을 제대로 못할 게 제일 걱정”이라며 “남은 동안이라도 새누리당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도 ‘국회 심판론’을 계속 제기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참모들은 전한다. 박 대통령은 오는 17일 청와대에서 고용창출 우수기업 관계자를 초청해 오찬을 한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경제활성화법안 처리가 필수적”이란 점을 다시 강조할 것이라고 한다.

대전(지난달 25일)과 대구(지난 10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 다른 지역의 혁신센터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가는 곳마다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회를 압박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박 대통령이 국회심판론을 거듭 제기하는 것은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대응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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