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키 보이' 봉중근 6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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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도 실력이라는 밑천이 있어야 찾아온다. 또 그 행운은 품에 안기기까지 몇번의 고비를 넘어 그 신비감을 더해준다.

그래야 그냥 '운'이 아니라 '행운'의 자격이 생긴다. 6일(한국시간) 봉중근(23.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상대로 한 시즌 6승째 구원승이 그랬다. '행운의 구원승'이라고 이름붙여졌지만 그 바탕에는 실력이 깔려 있었고 그 과정에는 몇번의 고비가 있었다.

봉중근은 팀이 1-2로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올라가자마자 첫 타자 앤디 차베스에게 2루타를 맞았다. 1점차에서 등판해 머리 속으로 '잘~ 하면'을 떠올렸던 팬들의 가슴은 철렁했다. 그러나 이 고비에서 봉중근은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후속 타자 호세 비드로에게 진루타를 내주지 않은 봉중근의 '실력'과 2사 1,3루에서 2루수 마크 데로사가 브래드 윌커슨의 안타성 타구를 막아주는 '행운'이 조화를 이뤘다.

이어 9회말, 브레이브스는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들었다. 승리투수를 향한 봉중근의 행운이 조금씩 기지개를 켰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봉중근 대신 타석에 들어선 마르커스 자일스가 삼진으로 물러나는 순간, 봉중근의 행운은 그대로 사그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2사 후 라파엘 퍼칼은 볼카운트 2-0에서 침착하게 볼 네개를 골라냈다. 끝내기 밀어내기. 브레이브스의 3-2 승리였다. 올시즌 32경기에 구원으로 등판한 봉중근은 6승1패, 방어율 4.06을 기록 중이다.

한편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2루타 한개를 때려내며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 팀의 6-5 승리를 거들었다. 복귀 후 세경기 연속 안타다.

이태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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