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에 밀린 포도 농가, 사과·복숭아 심는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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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앞으로 복숭아나 자두·사과를 심겠다는 농가가 늘어날 것으로 조사돼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제값 받고 잘 팔리는 과일에 몰려
4년 뒤면 공급 과잉 값 하락 걱정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관측센터(KREI)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시행되던 ‘FTA 포도 폐업 지원 사업’을 지난달 말 마무리하면서 포도 농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포도 농사를 그만둘 테니 지원을 해달라고 신청한 포도 농가 4300여 가구(잠정치) 중 2000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전국 포도 농가는 약 3만5000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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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대상 가구의 84%는 ‘농사를 계속 짓겠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38%는 ‘과일을 재배하겠다’고 답했다. 이들 농가에 ‘어떤 과일을 대신 심겠냐’고 질문하자 32.5%가 복숭아를 선택했다. 바로 다음이 자두(22.2%), 사과(13.9%)였다.

최근 값도 오르고 잘 팔리는 과일에 답이 몰렸다. 그런데 복숭아·자두·사과는 재배 면적과 생산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는 과일이다. 복숭아 생산량은 2014년 21만t이었고 올해는 22만8000t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자두(5만8000→6만3000t), 사과(47만5000→49만6000t) 생산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문 조사대로라면 4년 후인 2020년에 복숭아는 27%, 자두는 16%, 사과는 12% 생산량이 더 늘어난다. 허태웅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복숭아·자두·사과는 지금도 생산이 증가하고 있는 품목으로 재배 농가가 더 늘면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수급 여건을 고려해 재배 품목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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