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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리더' 추신수를 만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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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김선신입니다!

[김선신의 신선한 MLB] ② '진짜 리더' 추신수를 만나다

저는 지금 미국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취재 중입니다. 애리조나와 플로리다를 오가며 한국인 메이저리거, 그리고 그들의 팀 동료선수들을 취재하고 있는데요. 재미있는 소식들이 많아서 중앙일보 독자 여러분들께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미국 현지에서 '신선한' MLB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진짜 리더' 추신수를 만나다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만난 추신수 선수는 1년 전, 그리고 2년 전과 달랐습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FA 계약을 하고 처음 왔을 땐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모두가 추신수 선수의 기량을 궁금해 했기에 그들의 시선도 의식해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레인저스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지금은 어떨까요? 추신수 선수는 이미 레인저스의 핵심이자, 리더로 인정받고 또 존중받고 있습니다. 굳이 팀 내부를 깊이 들여다 볼 필요도 없습니다. 딱, 눈에 보이지요.

메이저리그 캠프는 5~10개의 필드에서 동시에 이뤄집니다. 레인저스 야수들은 4개 조로 나뉘어 훈련을 합니다. 거기에! 추(Choo) 팀이 있더군요. 추신수 선수가 리더인 조입니다. 추 팀 외에는 (아드리언) 벨트레 팀, (프린스) 필더 팀, (로빈슨) 치리노스 팀이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추신수는 팀의 리더가 돼있었습니다.

또한 라커룸을 봐도 추신수 선수의 지위를 알 수 있는데요. 이번 캠프부터 추신수 선수는 라커 2개를 혼자 쓰기 시작했습니다. 레인저스에서 라커룸 2개를 쓰는 선수는 벨트레, 다루빗슈 유 등뿐입니다.

라커를 쓰는 게 무슨 대수냐고 할 수 있겠지만 메이저리그의 라커룸 배정은 아주 냉정합니다. 라커만 봐도 선수의 지위를 알 수 있는데요. 신인급 선수는 구석이나 복도 쪽 라커를 씁니다. 실력을 인정받으면 가운데 자리로 옮기고, 팀의 주축 선수가 된다면 라커 2개를 쓰는 특권을 누리는 거죠.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에 라커 2개를 쓴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제 레인저스에서도 그런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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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터 감독님께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반갑게 맞이해주시는데 손은 왜 이렇게 꼭 잡으시는지….

추신수 선수는 레인저스에서 어떤 선수일까요? 용감하게 제프 베니스터 레인저스 감독에게 물었습니다. 감독 인터뷰를 할 때 용기가 필요했던 건 지난해 추신수 선수와 베니스터 감독간의 갈등이 표면화해서인데요. 긴장한 채 베니스터 감독에게 말을 걸었더니 세상에나, 너무나 친절한 겁니다. 베니스터 감독은 짧고 분명하게 추신수 선수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추는 정말로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내게는 그에 대한 의심이 없다. 오직 믿음 뿐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추신수 선수는 지난해 봄, 최악의 부진을 겪었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무서운 타격을 보여줬습니다. 9월 타율 0.404, 홈런 5개, 타점 20개를 기록하며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죠. 밑바닥에서 시작해 최고까지 올라가는 추신수 선수의 기량과 정신력을 보며 베니스터 감독과 동료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추신수 선수가 그러더군요.

선수로서 가장 큰 기쁨은 인정 받는 것이에요. 팬들이나 미디어의 인정도 좋지만 정말 중요한 건 동료들로부터 받는 인정 아닐까요? 편안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욕심을 내거나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요.

마이너리그 단계부터 착실히 밟고 올라온 선수답게,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맏형답게 든든한 모습이었습니다.

추신수 선수가 동료들에게 멋진 공약을 한 모양인데요. 레인저스 내야수 엘비스 앤드루스는

우리 팀이 우승을 하면 추신수가 한국으로 데려가 주겠다고 했다. 한국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밌는 구경을 할 생각을 하니 정말 설렌다.

고 말하더군요. 추신수 선수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동료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있는 인터뷰였습니다.


▶관련 기사[김선신의 신선한 MLB] 류현진의 진짜 무기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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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화제가 됐던 'KBBQ 파티' 아시죠? 애리조나 류현진 선수 집에서 추신수 선수를 비롯해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최지만(LA 에인절스)·권강민(시카고 컵스) 선수가 모여 삼겹살을 구워 먹었는데요. 애리조나 지역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을 불러 모은 게 추신수 선수였습니다.

추신수 선수는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두고 밥 한끼 먹고 싶었어요. 내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는 워낙 대선배들이 메이저리그에 있어서 먼저 연락하기 어려웠거든요. 올해 한국인 선수들이 미국에 많이 왔으니 이런 자리를 한 번 마련해봤어요. 앞으로 어려워하지 말고 연락하고 의지하자는 뜻입니다. 내가 든든한 형이 되면 정말 좋겠어요.

라고 말하더군요. 추신수 선수는 부산중-부산고 시절부터 강한 리더십을 보였다고 합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고,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미국에서도 그렇습니다. 정말 뼛속까지 리더인 것 같네요.

<애리조나=김선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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