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환자 가장 오래 기다려야 되는 병원은 어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시장통 같은 응급실 풍경은 지난해에도 여전했다. 서울대병원은 응급실이 가장 붐비는 의료기관으로 꼽혔고, 중앙보훈병원은 하루를 꼬박 기다려야 중증응급환자 입원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2015년도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를 3일 공개했다. 평가 기간은 2014년 7월~2015년 6월이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유행했던 지난해 6월은 등급 계산에서 제외했다.

시장통 같은 응급실, 지난해에도 여전했다
가장 붐비는 응급실은 '서울대병원'
대기시간 긴 곳은 '중앙보훈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 대비 병상수를 뜻하는 ‘응급실 과밀화지수’는 상위 20곳 평균이 107%로 조사됐다. 전년도(108%)와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과밀화지수가 100%를 넘으면 응급실 병상이 부족해 내원 환자가 간이침대, 의자, 바닥 등에서 대기한다는 의미다. 이를 계산하려면 내원 환자의 재실시간 총 합계를 ‘병상수X365일X24시간’으로 나누면 된다.

기사 이미지

응급실 포화 상태가 지속된 건 서울 내 대형병원과 지방 국립대병원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여전해서다. 응급실이 가장 시장통 같은 병원에는 서울대병원(182%)이 꼽혔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1위다. 특히 175.2%였던 전년도에 비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서울 내 대형병원들은 대부분 상위 20위권에 포함됐다. 전북대병원(140.1%), 경북대병원(132.4%), 전남대병원(106.4%) 등 지방 주요 병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영남대병원과 동아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새로 20위권에 들었다. 이들과 전체 응급센터의 평균 과밀화지수(52.6%)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중증응급환자가 수술ㆍ입원 등이 지연돼 응급실에 대기하는 시간도 변화가 없었다. 2014년도 조사와 2015년도 조사 모두 상위 20곳 평균이 14시간으로 동일했다. 상황이 위급한 환자라도 응급실을 벗어나려면 한나절 이상 기다려야한다는 의미다.

대기 시간이 가장 긴 의료기관은 중앙보훈병원이었다. 2013년부터 계속 해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중앙보훈병원 응급실을 찾은 중증응급환자는 평균 하루 정도(23시간)를 기다려야 수술장이나 병실로 올라갈 수 있다.

기사 이미지

다만 이 곳은 응급실 내원 환자를 우선 순위에 따라 분류하는 등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2014년 하반기(32시간)→2015년 상반기(16.2시간)→2015년 하반기(10.2시간)로 대폭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뒤로는 부산백병원(21.2시간), 서울대병원(20시간), 전북대병원(18.2시간) 등의 순이었다. 응급실 과밀화지수와 마찬가지로 서울 내 대형병원과 지방 국립대병원이 대체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의정부 성모병원, 부산대병원, 영남대병원은 새로 20위권에 포함됐다.

기사 이미지

설 연휴 기간이던 지난달 9일 환자들로 붐비는 서울대병원 응급실. [중앙포토]

지난해 전국 응급의료기관들의 법정기준 충족율은 81.9%였다. 2014년도(83.9%)보다 조금 떨어진 수치다. 대구와 충북 지역의 충족율은 10%포인트 이상 향상됐지만 서울, 인천, 울산, 제주 지역은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복지부는 평가 결과를 반영해 운영비 보조금을 차등지원한다. 한편 법정기준을 3년 연속 미충족한 서울 양천 메디힐병원, 강원 동해 동해동인병원, 대구 수성 천주성삼병원은 응급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될 예정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