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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중국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조정

중앙일보

입력

 
2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등급 전망 변화의 이유로 ▶재정 지표 악화▶외환보유액 감소▶당국의 개혁 이행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 등 3가지를 꼽았다.

무디스는 중국 정부의 재정능력이 약화하고 있으며 지방정부와 국책은행, 국영기업(SOEs) 등과 관련한 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우발 채무(소송·회계변경 등으로 장래에 조건이 바뀌면 갚아야 하는 돈) 규모가 크며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2012년 국내총생산(GDP)의 32.5%에 불과했던 중국 정부의 부채 규모가 지난해 말 40.6%까지 크게 올랐다"며 "2017년까지 43%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 18개월간 눈에 띄게 줄었다며 외부 취약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던 2014년 6월 3조9932억 달러에서 올 1월 말 3조2000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무디스는 "자본 유출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이는 시중 은행의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민은행이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위안화 매입 및 달러 매도에 나서는 등 시장 개입이 자본 유출을 가속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정책 결정자들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무디스는 "경제 성장률 유지·개혁 실행·시장 변동성과 같은 다양한 목표를 달성해야하는 정책 결정자들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국영기업 등과 관련한 채무 부담 등의 정책성 지원이 경제성장률 6.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개혁을 더디게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개혁 실행의 실패는 정책 결정자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소재 국신증권의 이코노미스트 제니스 유는 "국가채무 증가율이 15% 정도로 예상된다"며 "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높다"고 말했다. 2015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6.9%에 머물렀다. 그는 이어 "중국의 부실채권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인 'Aa3'는 무디스의 21단계 등급 기준에서 상위 4번째 등급으로 대만, 칠레 등과 같으며 한국보다는 한 단계 아래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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