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금융사고, 3년간 8000억 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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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이 최근 3년간 8000억원에 가까운 금융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가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단독 입수한 금융감독원의 ‘금융사고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3년간 국내 15개 은행은 141건의 금융사고를 내 총 7983억원 손실을 입었다.

국민은행 41건 4300억 최다

금융사고가 잦고 사고 금액이 많았던 은행은 KB국민은행으로 41건에 4337억원이었다. 이어 하나은행이 1599억원(2건), 한국수출입은행 1151억원(1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3년 4335억원(48건) ▶2014년 2425억원(55건) ▶2015년 1223억원(38건)이다. 최대 금융사고는 2013년 국민은행의 동경지점 부당대출 사건으로, 손실액이 4000억여원에 이른다.

금감원이 밝힌 주요 금융사고 내용을 보면 우리은행 A지점 부지점장은 고객 명의 정기예금을 임의로 중도해지해 20억원을 횡령, 해외로 도주했다. 경남은행 금전출납 담당자는 은행 금고에 있는 현금(시재금) 16억원을 빼돌렸다.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은 2014년 가전회사 모뉴엘의 사기 대출로 1151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금융사고에 따른 손실은 각 은행 대손충당금으로 메워져 영업손실임에도 회계상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 금감원은 2014년 KT ENS 대출 사기 사건을 계기로 은행권 금융사고 조사보고서를 확대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경영공시 범위를 정하는 은행연합회는 기존 ‘금융사고 건수’ 기재에서 ‘횡령·배임 등 유형별 건수’와 '사고금액 구간별 건수'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박상주 기자 sangjoo@joongang.co.kr

※ 이 기사는 2월 29일 발행된 이코노미스트 1324호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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