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잇단 파업에 외국투자자 불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필 그램(사진) 전 미국 상원 금융위원장(현 UBS그룹 부회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국의 잇따른 파업사태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램 전 위원장은 4일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강연회에서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화당 출신인 그는 1980년대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를 기업 구조조정과 노사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업계 1위인 제너럴모터스(GM)가 당시 퇴출위기에 몰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레이건은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망해야 한다"며 매몰차게 거절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램 전 위원장은 "GM의 문제는 노동자들이 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임원들도 골프장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며 "결국 GM이 게으른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임원들을 불러들였기 때문에 회생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GM의 요구를 받아들여 자동차 관세를 올리는 등 보호조치를 취했다면 GM은 여전히 어려움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그램은 "상반기에는 이라크 전쟁의 여파로 좋지 않았지만 하반기에는 세금감면 효과가 나타나면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