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메달' 김성집 대한체육회 고문 장례 가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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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성집 대한체육회 고문의 장례를 고인과 유족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거행된다.

대한체육회는 유가족에게 고인이 한국체육 발전에 이바지한 큰 공적을 기려 '대한체육회장'으로 장례를 치르기 위해 협의했다. 그러나 고인의 간곡한 뜻이라며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는 유가족의 의견을 존중해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발인은 23일 오전 8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된다. 장지는 경기 안성시에 있는 천주교 추모공원이다.

김성집 고문은 지난 20일 오후 4시께 숙환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97세. 김 고문은 한국 스포츠사에 한 획을 그은 주인공이다. 1919년 서울 필운동에서 태어난 김 고문은 33년 휘문고보 2학년 때 역도에 입문해 2년 반 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했다. 보성전문(현 고려대)을 졸업한 김 고문은 36년 일본에서 열린 베를린 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했지만 일본의 견제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고인은 45년 해방이 되자 한양공고와 휘문중학교에서 역도부를 지도했다.

김 고문은 48년 런던 올림픽 선발전에서 우승해 런던으로 향했다. 당시 선수단은 서울-부산-하카타-요코하마-상하이-콜카타-로마-암스테르담을 거쳐 런던에 도착하는 20일이나 걸리는 일정이었지만 김 고문은 동메달을 당당히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국적으론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김 고문은 한국전쟁 중 열린 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땄다. 한국인 최초의 올림픽 2연속 메달리스트였다. 김 고문은 85~86년에 중앙일보 칼럼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올림픽 반세기』를 통해 올림픽 참가 당시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는 스포츠 행정가로 대활약을 했다. 72년 뮌헨 올림픽과 84년 LA 올림픽에선 한국선수단 단장을 맡았다. 또 최장수 태릉선수촌장으로 후진 양성에 힘써 대한민국을 스포츠 강국에 올려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거친 그는 2011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에 선정됐다.

유족으로 아들 김철희, 딸 김석희, 명희, 영희씨가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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