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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볼까?...유아인 vs 수퍼 히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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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볼만해?

지금 영화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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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줘 [사진출처:영화사 제공]

좋아해줘
감독 박현진 출연 이미연, 최지우, 김주혁, 유아인, 강하늘, 이솜
장르 로맨스 상영 시간 120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월 18일

줄거리 갓 제대한 인기 배우 노진우(유아인)는 자신을 스타로 키워준 드라마 작가 조경아(이미연)와 신작 출연을 두고 ‘밀당’을 벌인다. 신혼집을 장만하자마자 애인에게 차인 노총각 셰프 정성찬(김주혁)은 사기당해 거리에 나앉게 된 깐깐한 집주인 함주란(최지우)과 우여곡절 끝에 동거하게 된다. 성찬의 가게에서 단골 손님으로 만난 작곡가 이수호(강하늘)와 드라마 PD 장나연(이솜)은 서로에게 첫눈에 반한다.

별점 ★★★ ‘썸’ 타는 시대. 요즘의 연애 풍토를 설명하는 이 말엔 약간은 자조적인 빈정거림도 섞여 있다. ‘쿨’함과 진지하지 못함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썸’이라는 단어의 무게처럼. 그러나 관심 가는 상대의 SNS에 ‘좋아요(Like)’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의 설렘을 가볍다고만 할 수 있을까. 시대와 처지가 달라도 누군가에게 반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 데뷔작 ‘6년째 연애중’(2008)에서 생활 밀착형 로맨스로 공감을 이끌어낸 박현진 감독은 바로 그 사실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SNS로 서로의 근황을 훔쳐보거나 의도적인 자기 홍보로 상대방이 반하게 만드는 연애 초기는 유쾌 발랄하다. 한류 스타가, 신경 쓰이는 이에게 자존심을 꺾고 ‘친구 신청’을 한다거나, 과년한 스튜어디스가 허세 가득한 설정 사진으로 SNS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등의 에피소드가 공감과 함께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커플들의 감정이 더 이상 ‘좋아요’와 ‘좋아요 취소(Dislike)’ 버튼만으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무르익는 순간, 영화는 지체 없이 SNS를 벗어난다.

캐릭터 설정부터 공항에서 마무리되는 엔딩까지, 옴니버스 로맨스의 대명사 ‘러브액츄얼리’(2003, 리처드 커티스 감독)와 닮은 구석이 많은 이 영화에 신선한 재미를 불어넣는 건 전적으로 배우들의 몫.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를 입고 숨 쉬듯 연기하는 배우들을 지켜보는 쾌감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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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 [사진출처: `데드풀` 스틸컷]

데드풀
감독 팀 밀러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모레나 바카린, 에드 스크레인
장르 액션, 코미디, SF 상영 시간 108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월 17일

줄거리 특수 부대 출신의 해결사 웨이드(라이언 레이놀즈)는 암 말기 선고를 받자, 연인 바네사(모레나 바카린)를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 그의 곁을 떠나 비밀 치료에 참가한다. 그곳에서 그는 자가 치유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 ‘데드풀’로 다시 태어난다.

별점 ★★★☆ 할리우드 최고의 인기 상품인 수퍼 히어로 영화가 작품마다 다양한 개성으로 중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눈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데드풀’에서 수퍼 히어로 영화는 유쾌한 성인 코미디를 뒤집어쓴다. 수퍼 히어로의 정의감을 마음껏 비웃고 틈날 때마다 섹스에 대한 농담을 지껄인다. 때때로 데드풀이 카메라를 쳐다보며 관객에게 말을 거는 파격적 형식까지 무엇 하나 경쾌하지 않은 구석이 없다. 유머 감각만큼은 확실히 데드풀이 아이언맨보다 한 수 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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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사진출처: `동주` 스틸컷]

동주
감독 이준익 각본 신연식 출연 강하늘, 박정민, 김인우 촬영 최용진 미술 이재성
의상 최미연 음악 모그 장르 드라마 상영 시간 110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월 17일

줄거리 일제강점기, 시인을 꿈꾸던 문학 소년 윤동주(강하늘)에게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고 글도 잘 쓰는 송몽규(박정민)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둘은 함께 일본 유학의 길을 떠난다. 송몽규는 더욱 독립운동에 매진하고, 시를 쓰며 시대의 비극을 아파하던 윤동주와의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별점 ★★★★ 이준익 감독이 ‘사도’(2015) 이후 반 년 만에 신작 ‘동주’로 돌아왔다. 사도세자의 비극을 부자간의 파국적인 관계에 집중해 그려냈던 그는 ‘동주’에서도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 비극의 서사를 풀어낸다. 함께 북간도에서 자라나 연희전문학교 졸업, 일본 유학 등 같은 행보를 걷다가 일본 후쿠오카 교도소에서 삶의 마지막까지 함께 한 윤동주와 송몽규, 두 미완(未完)의 청춘을 흑백 화면 속에 되살려낸다.

이야기의 진행 또한 ‘사도’와 많이 닮았다. 후쿠오카 교도소에 수감된 윤동주와 송몽규가 일본 고등형사(김인우)의 심문을 받는 현재와 그들이 낯선 땅의 감옥에 갇히게 되기까지의 과거가 교차 편집돼 병렬 구조로 그려진다. 영화의 타이틀은 ‘동주’이지만, 윤동주의 고종사촌이자 독립운동가인 송몽규의 삶도 꽤 비중 있게 묘사된다. 짧았던 28년의 삶을 대부분 함께했기에 윤동주의 삶에 송몽규가 차지하는 부분은 절대적이다. 영화는 둘의 관계를 경쟁하면서도 의지하는 라이벌로 그렸다. 한마디로 서로에게 거울 같은 존재다. 또렷이 부각되는 두 인물의 상반된 성향은 밋밋할 수도 있는 이야기에 생동감과 극적 긴장을 부여한다. 불나방처럼 항일 투쟁에 몸을 던졌던 송몽규의 저돌적인 모습과, 시(詩)로 시대의 아픔을 그릴 수밖에 없어서 스스로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는 윤동주의 속마음이 대조적이면서도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송몽규에게 열등감을 느끼며 자신을 더욱 채찍질했던 윤동주의 인간적인 면모를 포착해내는 등 영화는 윤동주의 삶의 여백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풍성하게 채워간다. 시인 윤동주를 만든 일등공신이자 독립운동가인 송몽규를 잊힌 역사의 뒤안길에서 다시 불러냈다는 점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성취다. 강하늘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윤동주의 주옥같은 시들은 정갈한 흑백 화면,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와 어우러지며 가슴 한 켠이 아려올 정도의 먹먹함을 안겨준다. ‘동주’는 가슴으로 봐야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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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 [사진출처: `주토피아` 스틸컷]

주토피아
감독 바이런 하워드, 리치 무어 목소리 출연 지니퍼 굿윈, 제이슨 베이트먼, J K 시몬스, 샤키라 장르 애니메이션 상영 시간 108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2월 17일

줄거리 주디(지니퍼 굿윈)는 다양한 동물이 모여 사는 주토피아 최초의 토끼 경찰관이다. 동물들이 연이어 실종되자, 주디는 우연히 만난 사기꾼 여우 닉(제이슨 베이트먼)과 손을 잡고 수사에 나선다.

별점 ★★★☆ 추리극이지만 아주 치밀하진 않다. 그럼에도 즐겁다. 주디와 닉이 자신의 진심과 노력으로 편견을 극복하고, 우정을 쌓는 모습도 흐뭇하다. 문제를 숨기기에 급급하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으로 누군가를 쉽게 적으로 삼는 태도야말로 가장 위험하다는 주제 또한 명확하되 교조적이지 않다. 세심하게 디자인된 동물들의 도시 그 자체에 주제의식이 녹아 있다. 디즈니의 빛나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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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다시 만나는 2015년 명품 영화

메가박스의 2016 시네마 리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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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분노의 도로 [사진출처: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스틸컷]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지난해 개봉 영화 중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재상영하는 '2016 시네마 리플레이'를 진행한다. 시네마 리플레이는 좌석 점유율 90%를 기록할 정도로 관객에게 사랑받는 메가박스의 프로그램이다.

이번 상영작은 총 열 편.메가박스가 추천하는 '2015 다시 보고 싶은 좋은 영화'  30편 중 관객 투표 결과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선정됐다. 관객 투표는 지난 1월 14일부터 25일까지 메가박스 홈페이지(www.megabox.co.kr)에서 진행되었으며, 총 2000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첫 상영작은 '위플래쉬'(다미엔 차젤레 감독). 천재 드러머 앤드류(마일즈 텔러)와 폭군 선생 플렛처(J K 시몬스)의 광기 가득한 대결을 그린다.

마지막 5분간 펼쳐지는 연주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 1996년 재벌 존 듀폰(스티브 카렐)이 레슬링 선수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를 살해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폭스캐처'(베넷 밀러 감독)도 뺴놓을 수 없다.

극 전반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과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한 영화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와 지난해 독립 영화계 화제작 '한여름의 판타지아'(장건재 감독) 등 한국영화도 상영된다.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 및 음향상 부문 후보작도 만날 수 있다.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드니 빌뇌브 감독)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조지 밀러 감독) '스파이 브릿지'(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세 편으로, 일반 상영관 외에 M2관에서도 상영된다. 풍성한 사운드와 선명한 화면으로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이밖에도 마리옹 코티아르 주연의 '이민자'(제임스 그레이 감독)와 '내일을 위한 시간'(장 피에르 다르덴·퀵 다르덴 감독), 제이크 질렌할의 광기 어린 연기가 돋보이는 '나이트 크롤러'(댄 길로이 감독)도 상영된다.

상영작은 2월 20일부터 매 주 한 편씩 상영되며, 영화 상영 후에는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토크도 진행된다. 올해는 5주년을 기념해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메가박스 필름 소사이어티 라운지에서는 5년간 선정된 영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리플릿, 스탬프, 패스포트 등 다양한 디자인물 전시가 열린다. 또한 영화 팬들을 위해 상영작 관련 굿즈도 함께 판매한다.

2016 시네마 리플레이 관람료는 1만5000원. 자세한 사항은 메가박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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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쉬 걸 [사진출처: `대니쉬 걸` 스틸컷]

대니쉬 걸
감독 톰 후퍼 출연 에디 레드메인, 알리시아 비칸데르,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장르 드라마 상영 시간 119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월 17일

줄거리 1920년대 덴마크. 화가 아이나(에디 레드메인)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 안에 있던 여성을 인지한다. 처음에는 장난스럽게 받아들이던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점점 여성으로 살겠다는 의지가 확고해지는 남편을 보며 혼란스러워한다. 이윽고 아이나는 그 누구도 시도한 적 없던 성 전환 수술을 받기로 결심한다.

별점 ★★★☆ 남자로 태어나 여자로 마감한 삶. 릴리 엘베(1882~1931)의 생애는 드라마틱하다. 생전 그가 썼던 일기는 개인의 내밀한 기록에서 데이비드 이버쇼프가 쓴 동명 소설로, 다시 이 영화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단순히 세계 최초의 성 전환자라는 타이틀 때문만은 아니다. 릴리 엘베의 삶은 진실한 용기와 놀라운 사랑의 여정이다. 그 자체로 세상에 꺼내 놓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 톰 후퍼 감독이 메가폰을 잡기로 결심한 결정적 이유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영화적으로 설득력 있게 구현했냐는 것인데, 감독은 이 숙제를 비교적 잘 풀어냈다. 영화는 인물 간의 감정과 그들 각자의 간절함을 동력 삼아 매끄럽게 달려간다. 몇몇 부분에서는 아이나에 밀착하기보다는 게르다를 통해 그를 바라보는데, 결과적으로는 인물에 대한 존중 어린 거리두기로 보인다. 다만 마찬가지 이유로 극의 온도와 밀도가 미세하게 떨어지는 듯한 아쉬움이 다소 남는다.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아이나의 용기와 곁에서 그를 지지하는 게르다의 모습에선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이토록 깊이 있게 끌어올린 건, 인물에 헌신적으로 몰입한 에디 레드메인과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공이다. 매 순간 그들의 매혹적인 연기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레드메인은 ‘사랑에 대한 모든 것’(2014, 제임스 마쉬 감독)에서 그가 보여준 정점을 가뿐하게 넘어선다. 성(性)의 한계마저 넘어선 이 배우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도무지 짐작이 불가능하다. 실로 놀라운 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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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장성란 정현목 임주리 이은선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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