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승인 눈 앞 주가 폭락, 특허 분쟁 화와 복이 엇갈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66호 18면

서정진(59·사진) 셀트리온 회장의 뚝심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 ‘램시마’가 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의 판매 허가 투표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올 4월 FDA의 최종 승인이 나면 램시마는 국산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게 된다.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기와 대우자동차에서 근무했던 서 회장은 외환위기 직후 회사를 나와 2000년 셀트리온(당시 넥솔)을 창업했다. 그는 2014년 전후 특허 기간이 대거 만료되는 항체의약품의 복제약 개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바이오시밀러는 효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35% 이상 저렴하다. 하지만 장기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경영권 포기, 매각설 등에 시달렸다. 7년 여의 노력 끝에 그는 2012년 존슨앤드존스의 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램시마를 개발해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해 미국 내 레미케이드의 매출액은 44억5300만달러(5조3000억원).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이 가운데 30%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호재에도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주가는 11일 5.19%, 12일 11.66% 하락했다. 세계 증시 하락에 개발중인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관련 특허소송을 당한 것이 겹쳤다. 서 회장은 미국 진출이라는 호재와 주가 폭락?특허 분쟁이라는 악재가 엇갈리면서 천국과 지옥을 오간 한 주를 보낸 셈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