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건축 이행강제금 최대 50% 줄어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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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으로 부과되던 불법 건축물의 이행강제금이 앞으로는 위반 내용에 따라 차등해서 매겨진다. 위반 면적이 작은 주택이나 임차인이 있어 당장 원상 복구가 어려울 때는 이행강제금을 최대 50% 깎아준다.

위반 내용에 따라 차등 부과
‘책임 읍·면·동’도 건축허가권

국토교통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의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이행강제금은 불법 건축물로 적발된 이후 시정 기간 내에 원상 복구 등을 하지 않으면 부과되는 과태료다.

금액은 위반 내용에 관계없이 해당 건축물 1㎡당 시가표준액(재산세 등 지방세 부과를 위해 정부가 정한 금액)의 50%에 위반 면적을 곱해 산정했다.

 예컨대 시가표준액이 1㎡당 200만원인 상가에서 위반한 면적이 10㎡라면 위반 내용에 관계없이 1000만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신고하지 않고 건축하면 종전의 70% ▶건폐율을 초과한 경우는 80% ▶용적률을 초과하면 90%를 부과한다. 시가표준액 1㎡당 200만원인 상가에서 10㎡를 신고하지 않고 건축했다 적발됐다면 이행강제금은 종전(1000만원)의 70%인 700만원이 된다.

 또 불법 건축물의 위반 면적이 소규모(30㎡ 이하, 주택에 한정)거나 임차인 때문에 시정명령을 당장 이행하기 어려운 경우엔 이행강제금이 최대 50% 경감된다.

하지만 반대로 영리 목적의 불법 용도변경이나 건축물 위반 면적이 50㎡ 초과하면 이행강제금이 최대 50% 가중된다.

다세대주택의 가구 수를 무단으로 5가구 이상 늘렸거나, 최근 3년 이내에 2회 이상 불법 건축물이 적발된 경우도 가중 대상이다.

 한편 개정안은 주민 편의를 위해 건축허가 창구를 ‘책임 읍·면·동’까지로 확대했다. 지금까지는 각 시·도나 행정구(자치구가 아닌 구)에서만 건축허가를 할 수 있었다. 책임 읍·면·동은 2개 이상의 읍·면·동을 묶은 뒤 대표 읍·면·동의 행정권을 강화한 제도로, 경기도 시흥·군포시 등지에서 시행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축허가 창구가 늘어나는 만큼 건축허가 관련 행정처리가 종전보다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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