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한국은 세계 최악의 음주 문화를 가진 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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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세계 최악의 음주 문화를 가진 나라’로 소개하는 보도가 나왔다. 카타르 민영 위성TV 방송사 알자지라는 7일 한국의 음주문화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한국을 ‘알콜 중독자가 많고 술과 관련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200억달러(23조9500억원)에 달하는 나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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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는 한국을 세계 최악의 음주 문화를 가진 나라라고 보도했다. [사진 알자지라]

알자지라는 앞서 5일 101EAST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된 ‘만취한국’(South Korea Hangover)라는 25분짜리 영상을 내보내기도 했다. 영상은 술에 취해 커피숍의 변기를 부여잡고 구토하는 20대 여성의 모습, 10여 잔의 폭탄주를 만드는 모습, 술집에서 술병을 들고 노래하는 회식자리 풍경, 술에 취해 차가 오가는 도로에서 위험하게 서성이는 행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술을 한 번에 마시고 빈 술잔을 머리 위에 털거나,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며 노래하는 장면, 친구들과 술을 권하며 게임하는 장면, 술자리에 늦어서 한번에 3잔을 마시는 장면 등이 보도됐다.

알자지라는 유로모니터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술을 많이 마시는 나라라고 보도했다. 알자지라가 인용한 유로모니터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은 일주일 동안 독주를 3잔 마시고 러시아인은 평균 6잔 마시는데 반해 한국인은 평균 14잔을 마신다. 알자지라는 또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술을 많이 마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동료나 상사와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할 수 있어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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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취객을 부축해 옮기고 있다. [사진 알자지라]

“음주로 인한 폭력이나 관련 사건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술이 많은 사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한국 경찰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또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는 장면도 담았다. 술에 취한 남편이 소리를 지르고 욕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국의 음주문화를 두고 알자지라는 과음을 제한하는 법이 없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대한보건협회 관계자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20년간 주류 가격을 올리거나 광고를 제한하는 등 술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정책 제안을 했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며 “정치인들이 주류 회사의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주류 광고에 연예인 등 유명인사를 등장시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명인의 주류 광고를 반대하는 시민 김모씨는 “유명인들이 주류 광고에 등장하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술을 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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