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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기자의 '고민 많은 곰디'] 당신을 상징하는 색깔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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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를 지나다 보면 예전과 조금 다른 풍경이 보입니다. 여성들의 가방 이야기인데요.
몇 년 전 만 해도 '잇백'이라고 해서 그때그때 유행하는 비슷비슷한 핸드백을 든 여성들이 거리에 많았죠. 그런데 요즘은 명품백부터 에코백까지 여자들의 핸드백도 그 종류가 다양해 졌습니다. 비슷한 백은 잘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이번 주 강남통신 커버스토리는 명품에 관한 기사입니다. 2016년 변화하는 명품 소비 트렌드에 대해서 다뤘습니다.

커버 이미지를 보시면 어떤 브랜드가 생각나시나요?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 번에 알아보셨을 것 같습니다.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오렌지색 박스입니다. 실제로 에르메스 박스를 이용해 촬영했습니다.

처음엔 빈 상자 하나 만으로 지면을 구성하는게 썰렁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강렬한 색이 더 돋보였습니다. 아마 일반적인 박스로 찍었다면 걱정했던 것처럼 뭔가 비어 보이고 썰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역시 강렬한 색상의 명품 박스라 문제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브랜드와 컬러에 대해 잠깐 알아보겠습니다.

사람들은 정보의 87%를 시각을 통해 흡수하고 시각을 통해 형성하는 이미지 중 약 80% 이상은 컬러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컬러는 사물을 인지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브랜드 이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처럼 품질뿐 아니라 감성에 큰 비중을 두는 시대에는 컬러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컬러 마케팅이란 용어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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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마케팅의 시작은 1920년 파커(Parker)사가 내놓았던 붉은색 만년필이라고 합니다. 당시 만년필은 권위와 신분의 상징이어서 대부분 검은색과 갈색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성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립스틱을 연상케 하는 붉은색과 여성이 잡기 편하도록 기존의 제품보다 가는 만년필을 출시했는데, 이것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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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커버 이미지에 사용했던 에르메스의 상자는 선명한 오렌지 컬러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천연 가죽과 가장 흡사한 색을 찾다가 이 색을 선택하게 됐다고 합니다. 당시 프랑스에서 오렌지색은 고상하지 못한 색으로 여겼는데, 에르메스는 역으로 오돌도돌한 천연 가죽의 질감을 살려 포장용 박스를 제작했다는군요. 오늘날에 와서 에르메스의 오렌지색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색으로 바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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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의 에메랄드 그린색 상자는 상자만으로도 청혼을 떠올리게 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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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건 코카콜라와 라이카입니다. 코카콜라가 빨간색을 상징색으로 쓰기 시작한 건 약 100년 전부터로 이 회사의 빨간색은 특허등록까지 돼있다고 합니다.
라이카 카메라도 붉은색을 상징색으로 사용하는 브랜드입니다. 카메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라이카의 붉은색 딱지만으로도 최고의 카메라와 카메라의 역사를 소유하고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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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통신 제호의 컬러도 어두운 붉은색입니다. 처음에는 신문에서 어떻게 이런 제호를 사용할수가 있냐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비슷한 색만 봐도 강남통신을 연상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브랜드 컬러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만 컬러 하나로 품질, 감성 등을 상징한다는 건 공통점입니다.

사람도 뚜렷한 색깔이나 개성이 있으면 더 기억하기 쉬운 것처럼 제품의 브랜드도 같습니다. 때로는 장황한 설명보다 시각적인 이미지가 더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여러분은 자신을 어떤 색깔로 표현하시겠습니까.

강남통신 이주호 기자 lee.jooho@joongang.co.kr

※ 이주호 기자의 ‘고민 많은 곰디(곰같은 디자이너)’는 강남통신 제작 과정과 신문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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