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김무성 스스로가 권력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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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 김상선 기자.

김무성 대표 스스로 권력자 아닌가. 김대표 주변에 완장 찬 사람들이 매일 별의 별짓 다 하고 있잖아요.”

28일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무성 대표의 연이은 ‘권력자’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김 대표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회의에 참석 한 뒤 “(2012년 선진화법 제정 논의 때) 거의 많은 의원이 반대를 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모두 다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했다.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을 ‘권력자’로 언급한 것이다. 또 27일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2030 공천설명회’에 참석해 “과거엔 공천권이 당의 소수 권력자에 의해 밀실에서 좌지우지돼왔다. 젊은 인재들이 ‘권력자에게 줄 잘 서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용기를 못 냈을 것”이라고 말해 또 한번 ‘권력자’ 논란이 일었다.

이에 친박계 서 최고위원이 28일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김 대표를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왜 이런 얘기를 해서 분란을 일으키는가. 어떤 혜택이 돌아오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대권 후보 1위 반열에 오른 김 대표 이상의 권력자가 누가 있느냐”며 “다시는 권력자 표현을 써서 당의 분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 대표 주변에 완장찬 사람들이 매일 별의 별짓을 다 하고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별의 별짓’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내가 오늘 하나하나 사례를 얘기하고 싶지만…”이라며 언급을 멈췄다. ‘완장’이란 말은 김 대표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권력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은 완장을 차려 한다. 완장을 차고 권력자 이미지를 손상시킨다”고 말한 데서 나왔다.

김 대표의 ‘권력자’ ‘완장’ 발언에 대한 주변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누가 진짜 권력자인가’라는 수수께끼로 새누리당이 희화화되고 있다”며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이렇게 거칠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오만에 빠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잘잘못이 누구에겐 있고 누구에겐 없다는 얘기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며 “과거를 자꾸 현재 기준에 맞춰 자기 편리한대로 거론하는 것은 당내 민주주의나 의회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유기준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국회선진화법 표결 내용을 언급하며 “저도 기권을 했는데 만일 정말 그 권력자가 있다고 하면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겠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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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욱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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