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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모닝이 뭐기에?…24시간 제공하자 맥도날드 웃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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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1% 성장률의 벽을 넘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맥도날드는 2015년 4분기 미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는 2011년까지 분기별 4~8% 성장률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성장했지만, 2012년 이후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2012년 3분기 1.8% 성장률을 기록한 이래 한번도 1%를 넘기지 못했다. 2013년 4분기부터 2015년 2분기까지는 7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5년 4분기 성장률 5.7%는 같은 해 3분기 성장률 0.9%보다 4.8%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맥도날드는 아침식사 메뉴를 24시간 제공하는 정책이 매출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동안 맥도날드는 머핀·해시브라운 등으로 구성된 아침식사 메뉴 '맥모닝'을 오전 10시 30분까지만 제공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이 메뉴를 미국 내 모든 매장 1만4000여 곳에서 24시간 내내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들은 즉시 반응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가 24시간 아침메뉴 정책이 실시되기 한달 전·후의 맥도날드 고객 동향을 비교한 결과, 정책 시행 한달 뒤 맥도날드에서 10시 30분 이후 맥모닝을 구입한 소비자 3분의 1은 한달 전에 한번도 맥도날드를 방문한 적 없는 신규 고객임이 밝혀졌다.

맥도날드는 이전에도 몇 차례 맥모닝 24시간 판매를 시도했다. 과거 맥도날드 매장을 운영했던 요식업 컨설턴트 리처드 애덤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맥도날드는 몇 년 전부터 일부 매장에 24시간 맥모닝 판매 정책을 시범 도입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맥모닝과 일반 메뉴는 재료와 제조 방식이 너무 달라 동시에 운영하려면 물류·재고관리 등 경영 전반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조리시설이었다. 조리에 필요한 온도가 서로 다른 데다 조리 과정에서 재료가 뒤섞일 위험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그릴과 토스터로는 두 메뉴를 동시에 조리할 수가 없었다.

이번엔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 10월 24시간 맥모닝 판매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응팀을 구성해 맥모닝과 일반 메뉴 동시 제조에 필요한 조리기구를 개발하고, 각 매장마다 500달러(60만원)에서 5000달러를 투자해 필요한 설비를 갖추도록 지원했다. 스티브 이스터브룩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 한해 동안 과감하고 긴급한 행동을 취한 결과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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