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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초영상] 한국민속촌에 가면 꽃거지가 산다!

중앙일보

입력

 
"한 푼만 줍쇼! 어르신네들 그러지 마시고 한 푼만 줍쇼!"

한국민속촌의 터줏대감 꽃거지 김정원(27)씨가 관람객들을 향해 구걸하자 사람들이 깔깔대며 웃는다. 이 곳에서 김씨의 인기는 연예인 부럽지 않다. 다른 한편에서는 '연탄 차기'가 한창이다.

"연탄 차지마요. 아~ 이거 자꾸 차는 사람이 있어! 차지 마요!" 청년 회장역의 김탁(31)씨가 엄포를 놓는 순간 관람객 중 한 명이 쏜살같이 달려와 바닥에 내려놓은 연탄을 차고 도망간다. "잡아라!" 구경꾼들은 여러 캐릭터들이 화를 내며 범인(?)을 잡으러 다니는 모습을 보느라 마냥 즐겁다.

연탄 차기는 한국 민속촌에서 가장 인기있는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관람객들은 이런 캐릭터 주변을 떠날 줄 모른다. 꽃거지와 청년회장은 2014년도 오디션 캐릭터에서 20대 1의 경쟁률을 통과했고 1년간의 연기경력을 쌓은 끝에 2015년 6월 이곳의 정식 직원이 됐다.

용인에 위치한 한국민속촌에 젊은 에너지가 넘친다. 지난 2012년부터 도입한 캐릭터 알바들이 민속촌 곳곳을 누비며 관객과 소통하기 때문이다. 과거 민속촌은 옛날 생활상을 공부하는 재미 없는 공간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 곳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꽃거지, 광년이, 사또 등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은 입소문을 타고 관람객들을 불러들였다. 특히 2030 세대 관람객 비율은 2012년 48%에서 2015년 64.8%로 급증했다.

"옛 것만 보고 가는 뻔한 민속촌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곳곳에서 관객들과 자연스러운 소통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전통이 다른 방식으로 관람객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라고 한국민속촌 담당자는 말했다."우리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우리 문화의 멋과 흥을 즐기고, 문화적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글=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 영상 편집= 김신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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