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돋보기] '대한뉴스' 인터넷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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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가증하게도 남쪽을 교란하기 위해 내려온 간첩 두 명이 민첩한 수사망에 체포됐습니다. 요인의 암살 등 음모가 백일하에 드러났습니다"(1953년 '대한늬우스-체포된 적색오렬')

현재 국립영상간행물제작소(KTV)에 보관돼 있는 '대한늬우스(뉴스)'중 가장 오래된 22호에 실린 내용이다. 내외신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간첩들이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 등 당시 시대상이 그대로 녹아 있다.

대한뉴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문화영화는 정부 수립 이후 주요 국정활동과 사회변천을 기록한 영상물. 주로 극장에서 상영돼 TV가 보급되기 전까지 유일한 영상 뉴스 역할을 해 왔다.

물론 정부가 제작한 만큼 시각이 편향적이라는 부정적 인식도 컸다. 본 영화 전 대한뉴스가 나오면 밖에 나와 서성거리다 '따르릉'소리가 울리면 들어가곤 했던 기억을 가진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 영욕의 대한뉴스가 이제 디지털로 부활한다.

KTV가 국가기록 영상의 영구적 보존을 위해 최근 착수한 '국가기록영상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사업'덕분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인터넷 사이트(www.ktv.go.kr)에 접속해 대한뉴스와 문화영화.대통령 기록영상 등을 쉽게 볼 수 있게 된다.

대한뉴스는 방송매체의 보급이 늘어 영상뉴스로서 가치를 상실하면서 94년 2천40호를 끝으로 제작을 중단했다. 문화영화는 98년 2천8백편을 마지막으로 종언을 고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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