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인터뷰 주선 여배우, 검찰 소환 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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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연방검찰이 지명수배 중인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8)을 만난 멕시코 여배우 케이트 델 카스티요(43)를 조사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멕시코 검찰 당국자는 “구스만과 미국 영화배우 숀 펜의 인터뷰를 성사시킨 델 카스티요에게 공식적으로 그들을 만나게 된 경위를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소환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델 카스티요를 참고인으로 추가할지, 어떤 범죄로 기소할 수 있을지 등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델 카스티요는 멕시코 드라마 ‘남부의 여왕’에서 마약갱단의 두목 여자 역할을 맡았고,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구스만을 두둔하는 글을 올리면서 구스만과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다.

 현지 언론들은 구스만의 마약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의 돈세탁과 관련해 델 카스티요를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스만의 숙원 사업이었던 전기 영화 제작에 관여한 델 카스티요가 구스만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구스만은 지난 8일 멕시코 시날로아주의 로스모치스의 한 가옥에서 붙잡혔다. 그는 지난해 7월 알티플라노 교도소를 두번째로 탈옥해 지명수배된 상태로 피신 생활을 하다 숀 펜과의 인터뷰를 계기로 은신처가 노출되면서 멕시코 해군 특수부대에 붙잡혔다.

 한편 영화 ‘버드맨’과 ‘레버넌트’로 알려진 멕시코 영화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구스만 검거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숀 펜과의 인터뷰에 대해 “그의 호기심은 위대하다”고 말했다고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이냐리투 감독은 “지난 30년간 행동주의자의 길을 걸어온 숀 펜은 구스만을 찾아갈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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