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완벽한 승리로 90일만에 1위 탈환

중앙일보

입력

우승후보간의 대결치고는 싱거웠다.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현대건설을 완파하고 여자부 선두로 뛰어올랐다.

IBK기업은행은 18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4라운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3-0(25-15 25-15 25-17)로 이겼다. 8연승을 달리며 14승6패(승점 43)이 된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14승6패·승점41)을 제치고 1위가 됐다. IBK기업은행이 선두로 올라선 건 1라운드였던 10월20일 이후 90일만이다.

IBK기업은행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됐다. IBK기업은행은 1세트 초반부터 상대 범실과 주포 맥마혼의 강타를 앞세워 앞서나갔다. 박정아와 김희진이 번갈아가며 공격을 성공시켰고, 수비와 2단 연결도 물샐틈없이 이뤄졌다. 앞선 3경기에서 더블스코어(19-38)로 밀렸던 IBK기업은행은 블로킹에서도 11-2 압승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정미선을 빼고 고유민을 투입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했지만 소용없었다. 리시브 성공률이 30%에도 미치지 않고, 범실을 쏟아내는 등 총체적 난국을 보이며 힘없이 무너졌다.

지난해 우승팀 IBK기업은행은 시즌 초반 고전했다. 개막 전 이정철 감독과 임성한 코치, 김희진·박정아·남지연·김유리 등이 대표팀에 합류하느라 조직력을 다지지 못한 탓이 컸다. 박정아는 센터와 레프트, 김희진이 센터와 라이트를 오가는 포지션 변경을 힘겨워하기도 했다. 시즌 중반까지 5할 승률(6승6패)에 허덕이며 중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저력이 발휘됐다. 지난달 13일 흥국생명전을 시작으로 8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연승 과정에서 모두 3-0 또는 3-1로 이겨 승점 3점씩을 꼬박꼬박 챙겼고, 마침내 순위표 제일 윗자리로 올라섰다.

더 의미있는 건 현대건설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1,2위를 다투고 있어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은 올시즌 현대전에서 세 경기 모두 졌다. 승패도 승패지만 경기 내용이 나빴다. 현대건설 주포 양효진을 전혀 막지 못했고, 높이 싸움에서도 전혀 이기지 못했다. 천적 현대건설에 1시간 23분만에 거둔 셧아웃 승리가 더욱 값진 이유다.

화성=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