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아 …조코비치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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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의 대들보 정현(20·상지대)이 꿈에 그리던 우상 노박 조코비치(29·세르비아)와 맞대결한다.

호주오픈 1차전서 맞대결
조코비치 영상 보며 테니스 꿈 키워
정현 “긴장되는 것 만큼 기대도 커”
JTBC3 FOX Sports서 경기 생중계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51위 정현은 15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남자단식 대진 추첨 결과 1회전에서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를 만나게 됐다.

 조코비치는 남자 테니스 최강자다. 지난해 4대 메이저대회 중 3개 대회(호주오픈·윔블던·US오픈)를 석권했다. 특히나 호주오픈에 강하다. 올해 정상에 오르면 1967년 로이 에머슨(호주)이 세운 호주오픈 남자 단식 최다 우승(6회)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정현이 조코비치와 경기를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이제까지 상대했던 선수 가운데 가장 랭킹이 높다. 이전까지 만난 상대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았던 선수는 지난해 US오픈 2회전에서 만난 당시 세계랭킹 5위 스탄 바브링카(31·스위스)였다. 정현은 바브링카를 상대로 3세트 모두 타이 브레이크 접전을 펼친 끝에 아쉽게 0-3으로 졌다.

 조코비치는 여섯 살부터 테니스 라켓을 잡은 정현의 우상이다. 그는 조코비치의 경기 영상을 보고 또 보며 꿈을 키웠다. 4~5시간이나 되는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 있게 경기를 풀어가는 강한 정신력을 본받고 싶어 한다.

바라만 보던 그와 맞대결할 기회를 잡은 정현은 “조코비치는 세계 최고다. 다른 톱 랭커와의 대결과는 느낌이 다르다”면서 “긴장되는 것만큼이나 기대도 된다.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은 지난해 랭킹 167위에서 51위까지 뛰어오르며 세계 테니스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ATP가 선정한 기량발전상을 받았다. 이 상을 받은 선수들은 대부분 톱 랭커로 성장했다. 조코비치도 2006년과 2007년 수상자다.

올해도 세계는 정현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지난 8일 ‘밝은 미래가 예상되는 선수’ 7명 중 한 명으로 정현을 꼽았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조코비치가 한국의 ‘떠오르는 별’ 정현과 1회전을 치른다. 정현은 재능 있는 유망주”라고 전했다.

 정현의 몸 상태는 온전치 않다. 지난해 12월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직후라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정현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군 면제 혜택을 받았다.

윤용일 코치는 “현재 정현의 체력은 80% 수준이다. 5세트까지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조코비치와 맞붙게 돼 부담이 크다”면서 “남은 시간 동안 컨디션 조절을 잘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8일 개막하는 호주오픈 남자단식 1회전 경기는 18~19일 이틀간 열린다. 조코비치와 정현의 맞대결 날짜와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경기는 JTBC3 FOX Sports가 생중계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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