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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서울시향 말러 교향곡 6번 대체지휘자 최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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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열(37) 서울시향 부지휘자. [사진=강정현]

에셴바흐 다음엔 최수열이 정명훈의 공백을 메운다. 16일과 17일 서울시향이 연주하는 말러 교향곡 6번 지휘자로 최수열(37) 서울시향 부지휘자가 결정됐다고 11일 오전 서울시향 측이 밝혔다.

원래 정명훈 지휘하는 서울시향 공연을 도이치그라모폰이 음반 녹음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작년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사임으로 올해 지휘하기로 예정됐던 공연들의 지휘자가 공석이 되면서 서울시향측은 대체 지휘자를 찾아야 했다.

첫공연인 9일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은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음악감독이 대체지휘자로 무대에 섰다. 공연은 호평받았다. 무대 리허설까지 3일동안 연습해 공연한 에셴바흐 역시 “오케스트라 각 섹션의 끝에 있는 단원들까지 열심히 했다”면서 연주에 만족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두 번째 공연인 말러 교향곡 6번의 대체지휘자 선정은 더욱 난항이었다. 6일이나 7일경이면 결정날 것이라던 서울시향 측은 공연을 닷새 남긴 11일 오전에야 대체 지휘자를 발표했다.

프로그램이 난곡이란 점도 단기간에 외국 지휘자 섭외가 힘들었던 요인 중 하나였다. 철저히 파국으로 끝나 ‘비극적’이란 별명이 붙은 이 교향곡은 말러 교향곡 중에서도 해석이 까다로운 작품으로 손꼽힌다.

서울시향 관계자에 따르면 에셴바흐 섭외 때처럼 여러 네트워크를 통해 접촉한 외국 지휘자들은 하나같이 연주곡 변경을 요구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관객과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예정됐던 말러 교향곡 6번을 고수하는 원칙으로 섭외에 임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지휘자 최수열은 독일 MDR심포니, 국내 주요 교향악단들을 객원 지휘했다. 2010년에는 앙상블 모데른이 주관하는 아카데미(IEMA)의 지휘자 부문에 동양인 최초로 선발돼 1년 동안 이 단체의 부지휘자로 활동했다.

2011년 서울시향의 현대음악 시리즈 ‘아르스 노바’에 어시스트 지휘자로 참여하면서 서울시향과 인연을 맺었다. 2013년 9월 차세대 지휘자 발굴, 육성을 위한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지휘 마스터클래스’에서 정 전 예술감독과 단원들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아 부지휘자로 발탁됐다.

그동안 국내 무대에서 R. 슈트라우스, 시벨리우스, 라흐마니노프, 진은숙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지휘했다. 그는 에셴바흐와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 이전 이틀간 서울시향의 연습지휘를 맡아 정지작업을 담당한 숨은 주역이다.

말러 교향곡은 서울시향의 주력 레퍼토리다. 1번, 2번, 5번, 9번의 음반을 도이치그라모폰에서 발매했다. 특히 5번과 9번은 해외 클래식음악계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는 총 114명의 연주자들이 말러 교향곡 6번을 연주한다. 악장 자리에는 부악장 신아라가 앉는다. 서울시향의 비상근 수석 중에는 트롬본의 앙투안 가네 제1수석이 참여하며, 트럼펫 수석인 알렉상드르 바티와 팀파니 수석 아드리앙 페뤼숑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다.

녹음을 위한 프로젝트였던 만큼 객원 단원 섭외에도 공을 들였다. 트럼펫 객원수석에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수석을 역임하고 현재 리옹 파리 국립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인 다비드 게리에, 호른 객원 수석에 20세에 라디오프랑스필 수석으로 발탁됐고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수석 등을 역임한 에르베 줄랭, 그리고 팀파니 객원 수석에 서울시향과 수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라디오프랑스필의 팀파니 수석 장 클로드 장장브르가 참여한다.

서울시향은 정 전 예술감독이 2016년에 지휘하기로 예정되었던 공연들에 대해 대체 지휘자를 선정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고객의 불편함을 감안하여 정 전 감독이 지휘하기로 예정된 공연의 티켓 가격을 하향 조정하고 패키지 상품과 개별티켓 구매자를 대상으로 유선 안내를 진행중이다. 총 9개의 정기공연 중 1월 공연을 제외한 잔여 6개 공연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에 대체 지휘자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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