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 선생님] 방학중 아르바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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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제 곧 자녀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됩니다. 방학은 자녀들이 현실경제를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특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큽니다.

지난해 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우리나라 6대 도시 남녀 중.고생 1천여명을 대상으로 경제 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고생의 39.1%가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장소는 패스트푸드점을 포함한 음식점이 53.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 백화점.할인점.PC방 등 유통소매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청소년들이 희망하는 아르바이트 직종으로 소매점(21.9%), 아이 돌보기(17.7%), 레스토랑 및 패스트푸드점(16.3%)을 꼽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직종이 제한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청소년이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아르바이트는 청소년에게 유익한 경험이 됩니다. 돈을 버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청소년기에 체험해 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경제 공부를 한 셈이 됩니다.

하지만 자녀가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그렇게 해서 번 돈을 어떻게 쓰는지 방관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또 기왕 아르바이트를 할 바엔 자녀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아르바이트를 찾는 일을 부모님께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아르바이트 일감을 부모님께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부모님이라면 매장이나 공장의 적당한 일감을 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평소 부모님께서 하시는 힘든 집안일을 맡겨보십시오. 예컨대 집안 대청소나, 세차.장보기 같은 활동 등 집안 일 중엔 훌륭한 일감이 많습니다.

공부한다는 이유로 자녀들에게 시키지 않았던 식사 뒤 설거지도 좋은 아르바이트 일감입니다. 이 때는 부모와 자녀 관계가 아니라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라는 점을 분명히 하셔야 합니다. 시간당 급여와 근로시간, 일감의 범위와 실적에 대한 평가 등을 명확하게 정해 놓아야 한다는 얘깁니다.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도 자녀들이 훗날 사회생활을 할때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김인숙 한국소비자보호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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