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계천 복원과 교통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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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청계천 고가도로 복원공사가 예정대로 내일부터 시작된다. 개발과 성장 위주 시대의 상징인 청계천 고가는 서울 동서 교통망의 중심축이라는 중요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안전성과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인해 철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철거로 극심한 교통난이 예상되지만 청계천의 자연상태 환원을 희망하는 시민들의 뜻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청계고가 철거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2년의 공사기간 중 서울시내 전역의 교통이 마비상태에 가까울 정도로 심각해지면서 시민들이 겪게될 불편이다.

서울시가 마련한 교통대책을 보면 일부 구간의 버스중앙차로제 도입, 일방 통행 및 가변차로 지정, 신호체계 조정, 도심구간 순환버스 운행이 고작이다.

또 일부 우회도로의 조기 개통과 도로기능 향상으로 도심진입 수단을 확보했다고는 하나 모든 계획이 탁상에서 마련된 것이어서 효과는 단정하기 어렵다. 특히 대중교통의 수송능력이 원활하지 않으면 시민들은 흔히 승용차를 이용하려고 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가장 시급하다.

도심에 있는 관공서와 기업체의 공무원과 회사원들이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도록 한시적으로 교통유발 부담금을 부과하거나 도심의 주차료를 올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무조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강요해서는 안되며, 고가도로 철거 시작 이후 발생하는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보완책을 내놓아야 한다. 시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인내와 희생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불편을 해소해 주려는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에 못지않게 목표대로 청계천이 원형에 가장 가깝도록 복원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장기화하는 교통체증을 염려해 공사기간을 단축하려 해서는 부실을 부르기 십상이다. 맑은 물이 흐르고 충분한 녹지공간이 있으며, 조선시대의 다리들이 다시 놓이는 이상적인 하천으로 청계천이 다시 태어나도록 완벽한 시공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