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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지킨다, 강한 여성 시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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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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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레이(데이지 리들리), ‘헝거게임’ 시리즈의 캣니스 에버딘(제니퍼 로렌스), 게임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포트.

할리우드 영화와 게임들이 강한 여주인공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여주인공을 앞세운 작품들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남성에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던 과거 여성 캐릭터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능동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할리우드 영화, 게임 속 여주인공
주체적인 탐험가?전사 많아져
NYT “여성 구매력 커졌기 때문”

 최근 발매됐거나 발매를 앞둔 블록버스터 비디오 게임 ‘호라이즌 제로 던’ ‘디스아너드 2’에는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호라이즌 제로 던’은 ‘킬존’ 시리즈를 개발한 게릴라게임즈에서 제작한 신작으로, 과학문명이 멸망하고 원시 수렵생활로 돌아간 미래 시대가 배경이다. 여주인공 앨로이의 시점에서 드넓은 세계를 탐험하는 내용이다.

 여주인공이 활약하는 할리우드 영화도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미국 박스오피스 10위권 내 영화 가운데 4편이 여주인공을 원톱으로 세운 영화다. 제니퍼 로렌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헝거게임: 더 파이널’과 페미니스트 영화로 불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그 예다. 두 영화는 미국에서 각각 2억6588만달러(28일 현재)와 1억5363만 달러의 수입을 거뒀다. 시리즈 최초로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채택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사상 최단기간 10억 달러 흥행 수입을 올렸다.

 이들 여주인공의 특징은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점이다. 과거 몸매를 강조하는 탱크탑과 핫팬츠 복장으로 유명했던 게임 캐릭터 라라 크로포트는 지난달 발매된 시리즈 최신작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에서 노출이 전혀 없는 모험가 복장으로 등장했다. 마치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처럼 암벽을 타고 적을 쓰러뜨리고, 고대문자를 해독하는 탐험 전문가의 면모를 과시한다.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주인공 퓨리오사는 영화 내내 삭발한 머리에 검댕을 칠한 얼굴로 과묵한 여전사로 등장한다.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주인공이 늘어난 것은 여성 의 구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임 평론가 샘 맥스는 “여성이 주인공인 게임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출시되고 있다”며 “여성 게임애호가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전문 블로거인 사샤 스톤은 “영화 제작사들이 ‘트와일라잇’과 ‘헝거게임’ 시리즈를 통해 변화하는 젊은 미국 여성상과 이들의 소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기준 기자 lee.kij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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