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호시우행 잊지마라"…내년 증시 대하는 투자자의 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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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코스피지수

도로무공(徒勞無功). KDB대우증권이 올해 증시를 정리하기 위해 중국 고전 ‘장자’(壯子)에서 발췌한 사자성어다. “온갖 애를 썼으나 아무런 보람이 없다”는 뜻이다. 허탈하지만 올해 한국 증시에 딱 맞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폐장일인 12월30일 코스피 지수 종가는 1915.59. 1년이 지나 폐장일을 며칠 앞둔 12월22일 종가는1992.56. 1년 내내 그렇게 많은 이슈와 이벤트가 터지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종합해서 보면 상승률은 겨우 4.1%다.

徒勞無功에 昏庸無道지만 虎視牛行해야

연초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코스피지수는 중국 증시의 대세 상승 등에 힘입어 4월24일 2189.54까지 치솟았다. 2011년 이후 탈피하지 못한 1800~2100의 박스권을 드디어 벗어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급락사태,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등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이내 고꾸라지더니 결국 올해도 박스권을 탈피하지 못했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월 수준이다. 외국인이 16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는 등 수급도 불안해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도 사라진지 오래다.

대우증권은 “코스피가 점차 안정권을 찾고는 있지만 외국인이 귀환할 때까지는 의미있는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한국 사회를 규정하는 사자성어로 대학교수들이 꼽은 ‘혼용무도’(昏庸無道·암흑에 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처럼 증시를 둘러싼 세밑도 어지러운 상황이다. 내년 증시 전망도 아주 밝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는 잊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호랑이의 눈빛을 간직한 채 소 걸음으로 간다는 자세, 즉 눈을 늘 예리하게 유지하면서도 행동은 소처럼 착실하고 끈기 있게 하는 모습으로 투자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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