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전문가 진단⑤]5% 이상 수익 난 달러 자산은 차익실현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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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상 수익 난 달러 자산은 차익실현 해라”. 시장 전문가는 연초 이후 달러 가치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차익실현 한 뒤 시장 상황을 봐가며 투자를 결정하는 게 안전하다고 봤다. 현재 달러당 원화 값은 1180선에 바짝 다가섰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값은 1176.2원으로 10월 말(1140.1) 이후 3.1%(36.1원) 하락했다. 그동안 미국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돼 달러 몸값이 뛰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 이후에도 수퍼달러(달러화 강세 현상)가 이어질 지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이 나뉜다. ‘금리 인상이 이미 달러 가치에 반영됐다’는 비관론과 ‘더 오를 여력이 있다’는 낙관론이다. 키움투자증권 마종옥 연구원은 “연초 이후 원화가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속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아왔다”며 “금리가 오른 지금은 그 재료가 사라지면서 원화 가치는 강세 흐름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원화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많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용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성장둔화로 한국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위안화 약세가 달러당 원화 값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며 “원화가치는 내년 상반기 중에 12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영 NH투자증권 강남PB센터 부장도 “이번 금리 인상으로 달러당 원화 값이 1200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봤다.

그렇다면 투자전략은 뭘까. 전문가는 “연초이후 달러자산 투자로 5% 이상 수익을 낸 투자자는 차익실현을 하고, 달러 움직임을 확인한 후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달러 가격이 오를 것을 대비해 자금이 몰린 곳이 미국 달러화 예금이다. 달러화 예금은 은행에 원화를 예금하면 그날 환율로 통장에 달러가 찍히는 방식이다. 만기가 되면 원화나 달러로 돌려받는다. 이자율이 1% 미만으로 낮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는 환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했다. 하지만 한달 사이 자금 인출이 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달러화 예금은 지난달 기준 486억2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10월 말(494억5000만 달러)보다 8억3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강지현 하나은행 도곡PB센터장은 “자산가는 원화가치가 1170선에 이를 때부터 차익실현에 나섰다”고 말했다. 조재영 부장도 “지금 투자에 나서는 건 부담이 크다”며 “금리 인상 이후의 달러 움직임을 확인한 뒤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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