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3자 구도면 공멸"… 본지여론조사에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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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나온 중앙일보 여론조사(15일자 1면ㆍ2면)결과에 술렁거렸다.

특히 ‘안철수신당’이 만들어져 총선이 3자구도가 될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조사결과에 수도권 의원들은 비상에 걸렸다.본지 여론조사에서 ‘선거가 내일이라면 어느 당에 투표할지’ 물었더니 새누리당 30.2%, 새정치연합 23%, 안철수신당 18.6%로 나왔다. 반여(反與) 성향의 합(41.6%)이 높았지만 야권 분열로 여당은 어부지리(漁夫之利)를 얻는 구도였다.

주류인 홍영표(재선ㆍ인천부평을) 의원은 15일 “당 분위기는 지금 한마디로 곡소리 나는 초상집"이라고 말했다.비주류인 정성호(재선ㆍ양주동두천) 의원도 “투표율이 낮은 야당 지지자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실제 선거 결과는 더 참담할 것”이라며 “3자구도로 가면 현 수도권 112석 중 20석도 어렵다”고 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안 의원과 재차 통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홍 의원은 "야권이 통합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건 증명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비주류 중진 김한길 의원은 페이스북에 “상황이 더 어렵게 됐지만 여전히 야권통합이 답”이라며 “성가신 사람(안 의원)이 사라졌으니 우리끼리 뚜벅뚜벅 가자는 건 패배의 길이요 죄인의 길”이라고 적었다. 반면 주류측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트위터에 “안 의원에게 탈당하지 말라고 난리 핀 것까지는 이해하지만 탈당한 다음에는 배신감을 느껴야지 동정, 성공기원, 문재인 책임져, ‘아몰랑’(아 나도모르겠다)까지. 참 후졌습니다”라고 적었다. 중도 성향의 민병두 의원은 “안 의원의 탈당 메시지는 결코 다시 돌아오거나 합칠 일은 없다는 뜻”이라며 재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탈당파로 거론되던 의원들은 눈치보기에 나섰다. 탈당을 공언한 문병호 의원은 “17일 유성엽ㆍ황주홍 의원과 공동 탈당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유ㆍ황 의원은 “지지자와 논의하겠다”며 시기를 늦추고 있다. 안 의원의 측근 송호창 의원과 윤장현 광주시장은 “잔류” 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선 내주가 탈당 규모를 가늠할 분기점이 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현역 의원 하위 20%를 탈락시키는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조사가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다. 익명을 원한 비주류 의원은 “‘퇴학(공천탈락) 당하느니 자퇴하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조은 평가위원장은 본지에 “평가는 예정대로 내년 1월12일이 돼서야 겨우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화ㆍ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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