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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의 새로운 길 3D 프린터에 묻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57호 26면

배세진

공예전문 박람회인 ‘공예트렌드페어’가 10주년을 맞았다. 12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의 주제는 ‘손에 담긴 미래(Future in Hands)’. “공예의 미래는 손에 의해 만들어지고 공예가들이 만들어내는 미래가 우리의 미래가 된다는 상징적인 뜻을 담고 있다”는 게 박경린 큐레이터의 설명이다.

3D프린터가 보여주는 신세계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3D 프린터’와의 접목이다. 3D프린터란 다양한 재료를 노즐을 통해 뿜어냄으로써 퇴적방식으로 입체물을 만들 수 있는 기계를 말한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3D 프린터로 ‘출력한’ 집이 화제가 됐다. 3D프린터로 만든 케이크를 먹고 있는 모습이 최근 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이리스 반 헤르펜

이번 전시에 참가하는 27명의 작가들 가운데 9명이 3D 프린터와 관련된 작품을 들고 나온다. 귀얄기법으로 도자기를 만들어온 윤주철 작가는 투각식 손잡이를 3D프린터로 만들었다. 전통과 하이테크의 만남이다. “4년 전 처음 3D프린터를 접하고 굉장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뒤 손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을 기계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해 왔지요. 이번 작품들은 그런 고민의 흔적입니다.”


윤상희 작가 역시 전통과 테크닉을 결합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3D프린팅을 활용해 제작한 결과물에 옻칠을 함으로써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도자기 작업을 하는 안성만 작가는 보다 과감한 도전을 하고 있다. 사물을 정교하게 깎아내는 CNC기법에 빠져 있는 그는 자신의 작품을 보다 정교하게 제작하기 위해 아예 기계를 직접 만드는 경지에 이르렀다. 3D프린터와 CNC기법을 적절히 활용해 디지털 도예의 신경지를 개척하겠다는 포부다.


네덜란드의 패션디자이너인은 3D모델링 기법을 활용해 환상적인 옷을 만들어낸다. 그가 이렇게 제작한 옷은 세계적인 3D프린팅 업체인 머테리얼라이즈사에 의해 대중들과 만난다. 베를린 공대에 근무중인 요하킴 바인홀트는 3D프린터와 스캐너 등을 이용해 세상에 없는 조형물을 만들어내기로 유명하다. 그게 과연 어떤 것인지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적인 공예전문 갤러리·전문가도 방문이번 행사는 주제관에 이어 해외초청관·갤러리관 등으로 나뉜다. 해외초청관에는 영국·프랑스·대만·스웨덴 4개국 작가의 초청 전시가 마련된다. 갤러리관에는 국내 16곳, 해외 4곳의 공예전문 갤러리들이 참가한다. 해외 갤러리 유치를 담당한 LVS 크래프트 이원주 대표는 “세계 공예디자인계의 최신 트렌드를 전하기 위해 각국의 대표적인 공예전문 갤러리를 섭외했다”며 “이들은 한국의 젊고 재주 있는 공예가들의 작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에 참가하는 해외 갤러리는 일본 전역에 광범위한 공예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유명 백화점 전시 기획을 맡고 있는 도쿄의 산사이(Sansai) 갤러리, 1969년부터 일본 작가들을 해외에 소개해온 교토의 야마키(Yamaki) 아트 갤러리, 백자의 고향인 중국 경덕진 장인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해온 홍콩의 라티튜드 22N(Latitude 22N)이 대표적이다. 특히 런던의 사라 마이어스코(Sarah Myerscough) 갤러리는 세계 최대 미술장터로 꼽히는 아트 바젤에 참여하고 있는 메이저 갤러리로, 지난여름 한성재 작가의 작품을 기획전시해 완판시킨 바 있다.


또 아시아 소사이어티 홍콩센터의 도미니크 챈 전시 담당과 스위스 제네바의 테이스트 컨템퍼러리 크래프트의 모니크 듀엘 감독 등 공예디자인계 유명 인사도 내한할 예정이다. ●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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