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최경환 9일 소맥 만찬 “야권처럼 분열 절대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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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근우회’ 김장 행사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이날 쟁점 법안에 대해 “야당은 대통령의 관심 법안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새누리당]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9일 저녁 전격 회동했다. 이 자리에선 “야당이 권력 다툼으로 분열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절대 분열하면 안 된다. 더욱 똘똘 뭉쳐 단결해야 한다는 결의를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당내 공천 룰 신경전 속 화합 다짐
최 “노동개혁 5법, 당에서 노력을”
김 “야당 합의 안 해줘 쉽지 않아”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끝난 뒤 열린 만찬회동에서 두 사람은 ‘소맥’을 곁들였다고 한다. ‘친김무성계’인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과 김성태 의원,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김재원 의원도 함께 있었다.

 최근 당내에서 결선투표제 도입 여부, 여론조사 경선 시 당원과 일반 국민의 참여 비율 등을 놓고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비박-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모여 ‘화합과 단결’을 다짐한 셈이다. 공천 룰에 대해 세세하게 합의를 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어느 한쪽에 유리한 룰을 관철시키기 위해 “선을 넘진 말자”는 데 공감을 이뤘다고 한다. 김 대표와 친박계 간판인 최 부총리는 ‘라이벌 관계’로 비쳐진다. 하지만 평소 사석에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편이라고 한다. 이날 최 부총리는 “당이 여러 가지로 도와줘 예산안을 잘 처리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고 김 대표는 “최 부총리의 복귀가 임박한 만큼 잘 지내보자”고 화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 온 노동개혁 5법(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기간제법·파견근로자보호법)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것도 화제였다.

 최 부총리가 “당에서 좀 더 노력해 달라”고 하자 김 대표는 “나도 그러고 싶지만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야당이 합의 처리를 해줘야 하는데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직권상정이라는 결단을 내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정의화 의장 대국민 담화=정 의장은 10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역대 최악의 국회’란 혹평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정 의장은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지만 지금 국회에 대한 세간의 걱정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선거구 획정 문제는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5일 이전에 반드시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이마저 안 한다면 19대 국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었던 국회로 최악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디 이번 임시국회를 통해 선거구 획정과 노동개혁법안, 경제 살리기 법안 등 19대 국회의 밀린 숙제를 모두 정리하고 국민의 걱정을 덜어 드리자”고 호소했다.

 선거구 획정과 관련,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양당 원유철·이종걸 원내대표는 12일 ‘최종 담판’을 시도한다.

이가영·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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