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천 요양병원 인질극, 2시간 만에 경찰 제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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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동료 환자를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9일 특공대를 투입해 인질극을 벌이던 허모(40)씨를 이날 낮 12시40분쯤 제압했다고 밝혔다.

허씨는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인천시 남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같은 병실에 있던 동료 환자 김모(57)씨를 인질로 붙잡은 뒤 흉기로 위협하며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허씨와 2시간20분 동안 대치하다 경찰 특공대 17명을 투입해 제압했다.

허씨는 당시 "높은 사람과 대화하겠다. 경찰관은 접근하지 말라"며 위협했다.

이 병실에는 허씨와 김씨 외에도 환자 3명이 더 있었다. 이 중 70대 노인은 거동이 불편해 해당 병실에서 누워 인질극을 목격했다. 다른 환자 2명은 다른 병실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는 최근 맹장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 오늘 퇴원할 예정이었다. 인질이 된 김씨는 당뇨병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당뇨로 거동이 불편한 점을 노려 인질로 삼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전날 다른 입원 환자 등에게 "병원에 불만이 많다. 내가 소란을 피워도 이해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씨는 경찰에서 "병원에 약에서 수면제를 빼달라고 했는데 수면제를 빼지 않았다"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압송되면서도 기자들에게 "경찰이 나를 때렸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정신병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허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인질 강요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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