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징크스 예찬' 임도헌 감독 "인상 험악해서 수염은 안 길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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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해도 수염은 안 길러요. 인상이 험악하잖아요."

프로배구 삼성화재 임도헌(43) 감독은 징크스 예찬론자다.

이번 시즌 배구 명가 삼성화재를 맡은 임 감독은 시즌 초반 마음고생을 했다. 7연 연속 통합 우승을 이룬 팀 답지 않게 개막 3연패를 당했다. 명장 신치용 감독의 뒤를 이어 사령탑을 맡아 부담감도 컸다. 하지만 이내 전열을 정비하고 최근 6연승 중이다. 어느새 순위는 4위(8승5패·승점23)까지 점프했다. 2위 현대캐피탈(승점25)과 3위 대한항공(승점24)과 격차를 많이 좁혔다. 외국인 선수 그로저가 득점 부문 1위(380점)를 달려 연승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연승 행진에는 임 감독의 특별한 징크스 사랑도 있다. 임 감독은 요즘 '빨간 넥타이'만 매고 있다. 구단 20주년 기념 넥타이다. 삼성화재 배구단은 지난 1995년 11월 7일 창단해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이했다. 임 감독은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이 넥타이를 매고 계속 이기고 있어서 계속 착용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 전 음식은 '된장찌개'만 먹는다. 소화가 잘 된다는 이유도 있지만 사실 징크스를 믿기 때문에 된장찌개를 고수하고 있다. 임 감독은 "된장찌개를 먹어야 잘 이겨서 홈 경기땐 꼭 된장찌개를 먹고 경기를 치른다"며 "잘 될 때는 계속 하던 걸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 감독은 수염은 절대 기르지 않는다. 보통 스포츠계에서는 연승 행진을 할 때 수염을 기른다. 프로야구 김성근 감독은 지난 2010년 SK 와이번스 사령탑 시절 연승 기록을 이어가는 동안 수염을 깎지 않았다. 지난 4월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도 개막 연승을 하자 수염을 깎지 않았다. 임 감독은 "가뜩이나 인상이 험악한데 수염까지 기르면 어떻게 되겠나"면서 "선수 시절엔 기른 적도 있는데 감독을 맡고 나서는 안 기른다. 감독으로서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웃었다. 임 감독은 강한 인상때문에 현역 시절 '임꺽정'이라고 불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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