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마지막 시즌 보자” 티켓값 폭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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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는 2일 LA 레이커스와 홈 경기에서 고향 팀과 맞붙은 코비 브라이언트를 예우해줬다. 구단의 전설적인 스타 줄리어스 어빙(왼쪽)이 은퇴를 앞두고 있는 브라이언트와 포옹했다. [필라델피아 AP=뉴시스]

‘선수는 그만할 때가 다가오면 당연히 기량이 떨어진다. 나는 사람들이 선수의 마지막 모습이 아닌 그 선수의 전체 커리어를 보고 인정해줬으면 한다.’

“조던처럼 레전드 예우해야”
은퇴 선언 뒤 재평가 목소리

 아시안컵 준우승을 이끌고 올해 은퇴한 축구선수 차두리(35)가 지난 1일 SNS에 미국프로농구 LA 레이커스의 가드 코비 브라이언트(37·사진)의 사진과 함께 남긴 글이다. ‘영웅들은 오고가지만 전설은 영원하다’는 브라이언트의 명언도 곁들였다.

 브라이언트는 지난달 30일 ‘내 심장과 정신은 감당할 수 있지만 내 몸이 작별할 순간인 것을 알고 있다’는 글을 남기며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1996년 LA 레이커스에 입단한 브라이언트는 5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 한 경기 81점(NBA 역대 2위), 통산 득점 3위(3만2703점), 올스타 17차례 등을 이뤄냈다.

 하지만 브라이언트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2)의 후계자로 불리면서도 끊임없이 비교당했다. 2013-14시즌부터 부상 여파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올 시즌 평균 15.8점, 야투성공률 30.1%에 그치고 있다. 슛을 난사한다며 언론과 팬들로부터 조롱을 받았다. 브라이언트는 2일 필라델피아전에서도 3점슛 17개를 던져 13개를 실패했고 팀은 91-103으로 졌다.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 18연패(지난 시즌 포함 28연패)를 끊었고, LA레이커스는 2승15패에 머물렀다.

 그러나 브라이언트의 은퇴 선언을 기점으로 ‘레전드를 예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A 레이커스의 전설 매직 존슨(56)은 “브라이언트는 조던에 가장 근접한 선수” 라고 평가했고, 두 차례 챔프전 우승을 거둔 르브론 제임스(31·클리블랜드)는 “어릴적 내 방에 브라이언트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늘 그를 닮길 원했다”고 털어놓았다,

 2013-14시즌 NBA 최우수선수 케빈 듀란트(27·오클라호마시티)는 “코비는 우리 시대의 조던이었다. 미디어는 브라이언트의 업적은 뒤로 한채 올 시즌 부진만 지적한다”며 언론을 비판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구단은 고향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브라이언트에게 그의 모교인 로워 메리언 고교 유니폼을 선물했다. 미국에서는 레이커스 홈과 원정 경기 입장권이 최대 5배 이상 치솟고 있다. 브라이언트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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