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YS 마지막 길도 ‘통합·화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기사 이미지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이 26일 국회에서 엄수됐다. 김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 장남 은철씨, 부인 손명순 여사, 황교안 총리, 이명박 전 대통령,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앞줄 왼쪽부터) 등이 영결식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사 이미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손인 성민씨가 26일 고인의 영정을 들고 서울대병원 빈소를 나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마지막 가는 길도 ‘통합과 화합’이었다.

함박눈 맞으며 국회 영결식
7000명 배웅 속 동작동 안장
권노갑·한광옥·한화갑·김홍업
동교동계, 안장식까지 동행
MB·권양숙 여사는 함께 헌화

 거산(巨山)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26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불굴의 민주화 투사, 그리고 첫 문민대통령. 삶 자체가 현대사였던 YS의 영결식이 사상 첫 국가장(葬)으로 엄수됐다.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1시간20여 분 동안 진행된 영결식엔 부인 손명순 여사와 장남 은철씨 등 유가족, 정의화 국회의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등 7000여 명이 나와 고인을 배웅했다.

 차남 현철씨는 지난 22일 고인이 필담을 통해 ‘통합과 화합’이라는 정치적 유훈을 남겼다고 밝혔다. 그의 유훈대로 이날 영결식은 일생의 라이벌이자 지역주의의 상징이었던 YS-DJ(김대중 전 대통령) 진영 사이 화해가 완성되는 장이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상도동계 전·현직 정치인들 외에 동교동계에서도 DJ 차남 김홍업씨와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이사장, 이훈평 전 의원 등이 영결식장부터 안장식까지 동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는 YS의 영정 앞에 함께 나아가 권 여사가 대표로 분향하고, 같이 헌화했다.

 YS는 생전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지만 영결식 종교의식도 모두 네 가지(불교·천주교·원불교 포함) 방식으로 진행했다. 새정치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영결식 후 “김영삼 대통령께선 가시면서도 새로 역사를 쓰셨다. 통합과 화합의 역사를 쓰셨다”며 “김영삼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 역사를 다시 배울 수가 있었 다”고 했다.

 김수한 전 의장은 추도사에서 “잠시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기보다 잠시 죽지만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하겠다”는 생전 발언을 인용하며 YS를 기렸다. 김 전 의장은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절규는 민주주의에 대한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존경하 는 김영삼 대통령님, 참으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며 고인을 떠나보냈다.

 영결식을 마친 YS의 시신은 46년간 머물렀던 상도동 사저를 들렀다가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돼 영면에 들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