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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데이' 김정화 "결혼, 적극 추천…남편 격려 고마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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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적극적으로 추천해요. 남편의 도움이 없었다면 '디데이' 출연도 어려웠을 것 같아요. 남편의 적극적인 격려가 큰 힘이 됐어요."

배우 김정화(32)가 지난 21일 종영한 JTBC 금토극 '디데이'로 약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이전과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결혼 후 엄마가 됐다는 점.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 2세가 생긴 김정화는 이전보다 한층 성숙한 연기를 펼쳤다.

김정화는 급박한 재난 현장에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는 이재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려 애쓰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정신건강과 전문의 은소율 역을 맡아 안방극장을 수놓았다. "저한테는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재난 드라마도, 의사 역도 처음이었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순간 은소율과 만났다.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 여러모로 내겐 행복한 작품이었다"면서 김정화는 '디데이'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2년 만의 복귀작이었다.

"오랜만에 촬영했다. 생각한 것보다 환경이 좋았고 소율이란 캐릭터가 좋아서 저도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끝나고 나니 시원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촬영하는 내내 좋아서 그 좋은 마음들이 여운으로 남는 것 같다."

-성열과의 러브라인이 묘했을 것 같다.

"연상연하 커플은 처음이었다. 부담이 있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남녀의 관계로 급 진전된다기보다는 성열(대길)이가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응원하면서 남녀 관계로 발전하는 거라 부담이 될 건 없었다. 다만 키스신이 부담됐다. 다행스럽게도 디테일하게 나오는 키스신이 아니라 풀샷이라서 한 번에 갔다."

-반 사전제작 드라마였다.

"처음엔 이게 이뤄질 수 있을까 반신반의한 생각을 가졌는데 대본이 빨리 나오더라. 현장에서 감독님 역시 빨리 촬영했다. 방송 전에 이미 6부 이상 찍었다. 가능하다는 게 신기했다. 방송은 남았는데 촬영은 끝나서 이상했다. 아쉬운 점은 반 사전제작 드라마라 시청자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한 점이다. 하지만 배우들에겐 대본 위주로 가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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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시청률은 좀 아쉬움이 남았을 것 같다.

"안 아쉽다면 거짓말 아니겠나. 하지만 아쉬움보다 좋았던 부분들이 많다. 촬영하면서 날을 샌 적이 없었다. 좋은 컨디션으로 연기할 수 있었던 게 축복이었던 것 같다. 시청률로 말한다면 절망적일 수 있지만, 예술을 하는 사람에겐 그게 전부가 아니지 않나 싶다."

-'디데이' 통해 배운 점은.

"소율이란 캐릭터가 남을 따뜻하게 격려해주는 캐릭터다 보니 그런 잔상이 남더라.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할에 따라서 감정이 깊게 들어가 감정의 여운이 남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도 많이 배웠다. 이경영 선배님은 나쁘게 나오는데 실제론 재간둥이다. 애교가 가장 많고 장난기도 많다. 근데 연기만 시작하면 돌변한다."

-이전보다 한층 성숙해진 연기였다.

"아무래도 이제 연기 경력이 10년을 넘다 보니(웃음). 예전에는 연기하면서 내적인 갈등이 많았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정리된 느낌이다. 정리되어가는 과정이고 연기하면서 좀 더 성숙되어가는 과정이 소율이었던 것 같다. 2년이란 공백이 있었고 그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경험해본 감정들은 표현하기 좀 더 쉬웠다."

-이제 어느덧 데뷔 16년차가 됐다.

"실감이 안 난다. 데뷔했을 당시 10대였다. 아무것도 모르고 데뷔했다. 정말 생각 없이 5년 동안 달려갔다. 그러다 보니 그때 기억은 거의 없다. 바쁘게 일했다. 동료들이랑 소통하는 시간도 없었다. 그때 했던 소중한 작품들에 대한 기억은 있지만, 어릴 때 데뷔해서 힘들다는 생각이 컸다. '과연 좋은 건가' 이런 고민도 많이 했다. 내 삶이 없는데 연기하려니 힘들었다. 연기가 아닌 흉내만 내는 게 아닌가 싶었다. 내 삶을 살아가면서부터는 좋았다. 활동을 뜸하게 하고 쉬기도 하고 그랬지만 '인간 김정화'로 살아가면서 배우로서 가는 길을 준비할 수 있고 쌓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10대에 데뷔해 20대 초반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던 중 중간에 공백기가 있었다. 그때 무엇을 했나.

"23살 때 공연을 시작했다. 극단 중에서도 무겁고 혹독한 훈련을 시키는 곳을 찾아갔다. 워크샵을 갔는데 이상한 눈초리로 보더라. 그때 안톤 체호프 작품을 했는데 연출하는 선배님이 주인공 역을 내게 줬다. 다들 안 좋은 눈으로 보더라. 그래서 정말 왕따 아닌 왕따도 당하고 욕도 많이 먹었다. 그렇게 해서 공연에 처음 올라갔다. 그때의 혹독했던 시간들이 배우로서 한 발 더 성장하게 했다. 그전에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지냈다면 이를 계기로 더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뭔가 어른이 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혹시 그때 방송 활동을 쉰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

"후회는 별로 없다. 배우의 길을 가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길게 봤을 때는 그 시간이 정말 값진 것 같다. 내가 되고 싶은 건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라 배우가 되는 것이다.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니 언젠가 빛을 발할 거라는 마음이 있다. 오히려 서두르고 입지를 굳히려는 생각으로 20대 초반에 방송 활동을 계속했다면 지금 배우 생활을 안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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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결혼했다.

"좀 더 안정된 느낌이다. 배우 생활할 때도 결혼해서 도움을 얻는 것도 있고 감정적으로도 풍부해지는 게 있다. 솔로일 때 느꼈던 감정들보다 결혼해서 배우자와 가족에서 느끼는 풍부한 감정들이 소율이를 연기할 때도 묻어났다."

-결혼을 미혼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가.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결혼해서 배우 생활을 잠시 못하게 될 수도 있었는데 남편이 적극적으로 '네가 행복할 수 있는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디데이'도 남편의 도움이 없었으면 어려웠을 것 같다. 지지해주고 격려해줬다. 이 사람을 만난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참 감사하다."

-배우 김정화와 엄마 김정화 어떤 점이 다른가.

"아직은 배우로서 활동할 때 결혼한 여자의 이미지보다는 배우의 이미지로 더 가지고 가고 싶다. 현장에서도 결혼했다고 해서 달라진 부분을 느끼지 못했다. 엄마로서는 처음이니까 낯설고 어려운 부분이 많다.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아직까지는 서툰 엄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작품은 보고 있는데 억지로 서두르려고 하지는 않는다. 기다리는 중이다. 영화는 '김선달'에 특별 출연한 게 있어서 내년 설 연휴에 스크린으로 인사를 드릴 것 같다."

-어떤 역할을 맡고 싶나.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게 푼수가 될 수도 있고 도도할 수도 있고 악역일 수도 있고 바보 역할일 수도 있다. 그런 거에 대해서 제한을 두지 않고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사진=정시종 기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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