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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극명하게 나뉘는 국내외 인기 온도차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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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표 뜯기' '능력자' 등 화제의 프로그램 SBS '런닝맨'이 국내서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굳건하다. 여전히 중화권 단독 팬미팅을 개최하는 등 식지 않은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런닝맨'은 지난주부터 시간대를 기존 일요일 오후 6시 10분에서 앞 타임인 4시 50분으로 옮겼다. 문제는 옮기고 나서 시청률이 수직 하락했다는 점이다. 그 전까지 9~10%(닐슨코리아)대를 유지하던 시청률은 2주 연속 5%대에 머물며 자존심에 금이 갔다. 특히 15일 기록한 5.4%는 역대 최저 시청률이다.

매번 똑같은 패턴과 늘 나오던 게스트들의 재탕, 영화나 드라마 홍보 등의 고질적인 문제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지난 9월 방송에서는 원더걸스 예은과 존박, 슈퍼주니어 규현 등을 불러놓고 '병풍'처럼 세워놓기만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오히려 게스트없이 7명의 고정 멤버로만 프로그램을 꾸릴 때 더 반응이 좋다는 지적이 항상 따른다.

홍보 도구로 전락된 점도 지적 대상이다. 개리의 신곡을 홍보하기 위한 특집이라는 불명예도 있었다. 임형택 PD는 "개리의 신곡 녹음이 있다는 것은 촬영 당일 처음 알았고 음원 홍보와는 무관하며 게임 중 미션에 녹인 사실이고 방송 후반부에 개리가 중심이 되었을 뿐이다"고 해명했으나 대중은 속지 않았다.

SBS 예능국 관계자는 "여느 예능이 그렇겠지만 늘 딜레마에 빠질 때가 온다. 워낙 2010년부터 6년째 이끌어오는 프로그램이기에 식상함이 있을 수 있지만 멤버 구성의 큰 변화없이 온 점은 그만큼 팀워크가 단단하다는 것이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고 더욱 더 좋은 포맷을 많이 보여줄 예정이다"고 말했다.

돌파구는 있다. 여전히 해외에서는 '런닝맨'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콘텐트가 없다. 지난달 23일 중국 베이징서 열린 '런닝맨' 팬미팅에 유재석과 지석진, 이광수는 불참할 상황이었다. 영화와 촬영 스케줄로 인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최측에서는 세 사람의 참석을 위해 전세기를 띄웠다. 23일 팬미팅 행사 후 그날 밤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정도로 중화권 내 '런닝맨'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이광수와 개리는 '아시아의 프린스'라 불릴 정도이며 송지효도 배우로서 중화권 대작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국내에서는 시들하지만 국외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어 제작진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며 "'런닝맨'과 마찬가지로 '우리 결혼했어요' 경우도 낮은 시청률과 불만섞인 대중의 시선이 지배적이지만 국외 인기로 편성을 이어가는 속사정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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