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권양숙·동교동계도 조의 "DJ·YS, 말 놓는 사이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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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전 대통령측 및 동교동계 인사들도 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를 표했다. DJ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과 대한민국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다”며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은 남편과 함께 민주화를 위해 오랫동안 투쟁했다. 우리 국민은 김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 여사는 23일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등과 함께 빈소를 직접 조문할 예정이다.

‘동교동 막내’로 정치를 시작한 새정치연합 설훈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사석에서 DJ와 YS는 말을 놓고 지내는 사이였다. 하루는 DJ가 대통령 퇴임 후 YS에게 ‘내가 먼저 죽든 YS가 먼저 죽든 서로의 장례식장에 가장 먼저 달려올 사람은 우리 둘 뿐 아니겠나’라는 말을 건넸다”며 “DJ는 YS에게 항상 ‘어찌됐든 우리 둘은 잘 지내야 한다’라는 말을 했다”고 했다. 그는 "YS가 예전에 군부 '하나회'를 척결하는거 보고 DJ가 '나도 저거 쉽게 못할 일이다'라는 말씀도 하셨다"고 전했다.

동교동계 출신 새정치연합 문희상 고문은 금융실명제, 하나회 해체, 공직자 재산 공개 등 YS의 개혁정책을 꼽으며 "그분은 개혁을 1년안에 다 해치웠다. '하고 싶은 개혁은 한꺼번에 다한다'는 말을 실천한 분"이라고 회고했다.

YS의 통일비서관과 김대중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은 “1994년 김영삼-김일성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면 노벨평화상도 김영삼 대통령 몫이 됐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성명을 내고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운동과 문민정부 출범을 통해 민주주의의 길을 넓힌 지도자”라며 “고인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도 영향을 끼친 분”이었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측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도 빈소 조문과 영결식 참석을 위해 중국에서 귀국한다”며 “권 여사와 건호씨가 함께 빈소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구·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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