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공위성이나 우주쓰레기 위치 ㎜수준으로 측정가능한 레이저추적 관측소 국내 첫 개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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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공 인공위성 등의 위치를 ㎜수준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세종 인공위성 레이저추적 관측소’를 19일 개소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세종시 전월산 관측소는 레이저를 쏘아 올려 인공위성이나 우주쓰레기의 고도 등을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나아가 운석 및 우주쓰레기의 고도를 측정해 추락 사고에도 대비할 수 있다. 인공위성과 늘어나는 우주쓰레기의 충돌에 앞서 이를 예측해 인공위성 궤도를 바꿔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는 ‘사고 예측 시스템’도 만들 수 있다.

이번에 문을 여는 레이저추적 관측소는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2008년 독자 기술 개발을 시작해 올해 완공된 것. 40㎝ 크기의 망원경과 레이저 시스템, 추적마운트 등으로 갖춰졌다. 2016년 완공 예정인 경남 거창 감악산 레이저추적 관측소와 함께 운영해 인공위성 궤도 결정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레이저추적기는 레이저 발사 시간과 인공위성에 반사된 레이저가 도착하는 시간으로 거리를 측정한다. 레이저는 빛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발사와 도착의 시차를 활용하면 거리 산출이 가능하다. 레이저 왕복시간과 빛의 속도를 곱한 다음 절반으로 나누면 인공위성까지의 고도(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인공위성에는 발사시 반사경이 장착되는데 관측소에서 발사한 레이저는 반사경을 맞고 지구로 다시 반사된다.

레이저추적 관측소는 지구와 달의 사이의 미세 거리 측정, 지각 및 해수면 변화 등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제레이저추적기구(ILRS)에 ‘세종(SEJL) 사이트’로 등록돼 국제 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한다.

국내 관측소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과 일본은 독자적인 레이저추적 관측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동안 인공위성 위치 등 각종 정보를 외국 자료에 의존했으나 이번 관측소 개소로 독자적인 정보 확보가 가능해졌다. 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관측소 설립으로 우주 추적 및 모니터링 분야에서 해외 의존도가 낮아지고 독자적인 연구 진행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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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를 하늘로 쏘아올려 인공위성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모습. 이를 활용하면 늘어나는 우주쓰레기와 인공위성 충돌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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