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이 다시 불붙인 TK 물갈이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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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사의 표명이 여권 내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주 아닌 대구 동갑 출마도 거론
경북고 동기 류성걸과 대결 가능성

 정 장관은 경북 경주 출신이다. 중학교(경주중)까지 경주에서 마친 뒤 대구로 유학을 가 경북고를 졸업했다. 유승민·류성걸 의원, 주성영·권오을 전 의원이 정 장관의 경북고 동기다. 새누리당에선 정 장관이 경주가 아닌 대구에서 출마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정 장관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출마 여부에 대해 “국가 발전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정 장관과 가까운 사람들은 “본인은 고향에서 나서겠다는 생각이 더 강한 것 같다”고 전했으나 여권 내부 분위기는 대구 출마로 기울고 있다. 당내 친박근혜계가 내년 총선 이후까지 내다보고 대구 물갈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마침 경주는 공천 경쟁이 뜨겁다. 현역 의원은 정 장관의 경주중·경북고 12년 선배인 육군 대장 출신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친박계)이다. 여기에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 장관의 경우 여권 전체의 총선 전략 차원에서 출마지역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이 대구에 출마할 경우 대구 동갑 지역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대구 동갑은 그의 경북고 동기인 류성걸 의원의 지역구라 동문 대결이 불가피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가 뛰어드는 만큼 ‘친박 대 비박’ 구도로 비쳐질 수도 있다. 대구 동갑 바로 옆 동을은 역시 정 장관의 경북고 동문인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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