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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안전은 좋지만 '반쪽짜리' 수학여행 아쉬워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by 김윤재·유혜민

지난 10월 14일, 대전 전민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고대하던 2박3일의 수학여행을 떠났다. 반 친구들과의 추억을 쌓고자 했던 기대와는 달리 5팀으로 나뉜 ‘반쪽짜리’ 여행이었다. 팀별로 각각의 테마를 정해 3팀은 서울로, 1팀은 전북, 1팀은 전남으로 다녀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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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안전하고 교육적인 수학여행 시행 방안`(2014. 6) 중 일부]

학생들이 마치 이산가족처럼 갈라져 수학여행을 가게 된 배경에는 올해 개정된 교육부의 수학여행 방침이 있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을 100명 이상 동원하지 않고 설령 동원하더라도 150명마다 1명의 안전요원을 대동해야 한다. 또 대규모 수학여행이 아닌 소규모 테마여행을 가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이다. 학교 측에서도 학생들에게 학생증을 지참시키고, 출발 전 전교생에게 안전교육을 시키는 등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의 수학여행은 안전사고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여행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보여주기식으로 동반되는 학생들의 수만 줄인 것이었을까? 우리는 전라도와 서울에서 수학여행의 정취를 느끼는 동시에, 곳곳에 숨은 안전을 지켜주는 요소들을 찾아 보았다.

먼저, 이전까진 학년 전체가 다같이 제주도로 갔지만 이번 여행지는 모두 내륙으로 갔다. 또한 반끼리 같은 코스로 가는 것이 아니라 각 코스마다 테마를 정해 각자 가고 싶은 코스를 신청해서 70명 정도의 팀으로 여행을 떠났다.

수학여행을 가기 전날 강당에서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육선생님께서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 버스에서의 안전, 이동 중의 안전, 숙소에서의 안전 등 여행 중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요령이었다.

모든 버스마다 안전요원 선생님이 함께했다. 안전요원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가는 곳마다 항상 함께 하며 횡단보도를 건널 때 주변 확인, 버스에서 안전벨트 점검 등을 살펴주었다. 또한 버스에서도 안전영상을 보여주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팀은 경복궁, 북촌한옥마을 탐방 시 해설사가 동행해 학생들의 자유시간은 줄었으나, 사고 가능성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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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내 안내문구]

첫날 일정 중 한강 유람선 관람은 전체 일정에서 가장 안전에 힘을 써야 하는 부분이었다. 승선과 동시에 비상시 행동요령 등이 안내방송으로 나왔다. 그 뿐만 아니라 만약을 대비해서 구명동의도 철저하게 준비 되어 있었다. 갑판에는 구명동의 착용법과 승객 준수사항이 있었고, 난간마다 부표가 준비되어서 승객의 안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또한 숙소 내에선 점호 후 취침시간(23시~6시)에도 경비를 해서 숙소 내에서의 안전사고를 막았다.

전북과 전남으로 떠난 그룹에서는 버스 출발 전 경찰이 버스기사의 음주 여부를 확인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에 대비했다. 작년까지는 국도에서 음주 운전을 검사한 예는 없다고 했다. 이에 미루어 예년에 비해 안전이 매우 강화됐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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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확인 중인 경찰]

그렇다면 강화된 안전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어떨까? 친구들과 B코스(역사와 사회)로 여
행을 간 박지민 학생과 인터뷰를 해보았다.

-이번 수학여행의 인원이 나뉘면서 불편함을 겪었나요?

“저희 반은 수학여행을 반끼리 가고자 했는데 이런 방침이 생겨 많이 당황했습니다. 전라도로 가고자 하던 소수의 친구를 제외한 모두가 같은 코스에 가고 싶었지만, 선생님들의 말씀때문에 결국 세 코스로 나뉘었습니다. 다들 많이 아쉬워했고 몇몇 친구는 친구들과 떨어져 원치 않던 코스로 간 경우도 있어 ‘이런 반쪽 짜리 수학여행은 차라리 안 가는 편이 낫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여행에서 이전보다 안전성이 더 좋아졌다고 느꼈나요? 

“우선 안전요원이 동반한 것은 정말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행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같은 반 학생이 묶인 게 아니라 인솔교사도 통제가 어려웠고, 가이드 설명 시 줄이 길게 늘어져 설명을 듣고자 하는 친구들이 아쉬워했습니다. 아마도 같은 반끼리 갔으면 이런 어려움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수학여행 방침에 대해 의아해 하시는 선생님도 많이 계셨습니다.”

이렇듯 수학여행의 안전성은 분명히 강화됐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았다. 학생들의 이같은 희망을 반영하여 교육 당국과 학교가 합심해 추억과 안전 모두를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 수학여행 방안이 세워지길 기대해본다.

글·사진=김윤재·유혜민(전민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전민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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