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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키썸 "랩스타? 아직 제 꿈 중턱에도 못 올랐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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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키썸’이라는 이름 앞에 별다른 설명이 안 붙는다. 그저 래퍼 키썸일 뿐. ‘쇼미더머니3’에 출연했을 때 따라다니던 ‘경기도의 딸’ ‘G버스녀’ ‘버스요정’ 같은 수식어는 지워지고, 그 자리엔 ‘래퍼’라는 말만 남았다. 그리고 이제는 그 말이 예전에 붙었던 수식어보다 잘 어울린다. 사실 키썸도 짧지 않은 연습기간을 거쳤다. 기획사에 소속되어 연습생 생활도 했다. 노력에 비해 진전이 없어 보여 포기하려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국내에서 대중적인 여성 래퍼 중 하나로 꼽히는 키썸도 한때는 그렇게 꿈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고 힘들었던 십대였다. TONG 학생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키썸은 ‘꿈밖에 없던 시절’을 이렇게 돌아봤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셀 수도 없이 많았어요. 다른 걸 해야겠다는 생각도 ‘옴팡지게’ 많이 했죠. 그런데도, 그냥 이 길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목표를 세우면 또 꼭 이뤄야 하는 사람이거든요. ‘실패를 하더라도 어리니까 괜찮아, 어차피 살 날은 많으니까.’ 그런 마음이었죠.”

키썸이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입시를 치렀다면 아마도 지금 대학생일 것이다. 연습하며 준비하던 고등학생 때에도, 꿈을 붙잡은 지금도 자신의 또래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그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을까. 남들과 다른 꿈을 갖고 있는, 또는 그런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그 불안함에 대해 키썸은 오히려 당당함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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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음악을 좋아하고 이 길을 가고 있지만 저도 공부에 매진하던 학생이었던 시절이 있었죠. 그런데, 사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공부로는 끝났어요. 어릴때 잠깐 미국을 갔는데, 미국과 한국은 배우는 수준이 많이 달라요. 여기서 곱셈 나눗셈 할 때 거기선 덧셈만 계속 하는 정도니까요. 미국에 갔다 한국에 돌아오니 정말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따라갈 수가 없었는데, 그렇다고 조급해 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내가 남들과 다른 건데 뭐. 선생님한테 혼나기도 많이 혼났지만 모르는 걸 어떻게 하겠어요. 저는 제 길이 있는 거죠.”

이토록 당차게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는 여행이다. 키썸은 슬럼프가 찾아오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여행을 가서 머리를 비워낸다. ‘언프리티 랩스타’ 방송에서 발표했던 ‘To Mom’의 가사도 어머니와 함께 간 여행에서 떠올렸다고 했다. 가사를 쓸 때에도, 무엇을 결정할 때도 일에 매달리기보다 머리와 마음을 정리하는 데 집중한다.

“저는 여행을 되게 좋아해요. 여행을 다녀오면 많은 걸 느끼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제가 답답한 걸 싫어하기도 하고요. 고3 때 정말 랩을 그만 둘 생각을 했을 때도 친척들이 있는 미국에 가서 정리하고 돌아왔어요.”

지난달 29일 발표한 키썸의 디지털신곡 ‘Love Talk’(러브토크)는 ‘키썸스러운 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윙비트 위에 풍성한 재즈밴드 세션과 힙합적인 요소가 더해진 사랑스러운 곡이다. 마마무의 화사가 피처링한 이 곡에서 키썸은 톡톡 튀면서도 친근한 랩으로 두 여성의 수다를 표현했다.

“사실 나이가 들면 다른 스타일을 하고 싶기는 해요. 하지만 이번 곡은 딱 ‘키썸스럽게’ 표현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남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 화사씨가 노래로 상담을 해주는 구성인데, 80% 정도 경험담이에요. 원래 여자들은 이런 고민 생기면 털어놓으면서 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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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래퍼 키썸’으로 불리기 전, 키썸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2015년에 스타가 된다’는 내용을 써 놓았었다. 그 목표를 어느 정도 이룬 지금은 휴대전화에 무엇이 써 있을까. 올해 써 놓았던 것들은 얼마나 이뤘을까.

“올해 썼던 목표는 거의 다 이뤘어요. 음원차트 1위, 지상파 출연, 라디오 출연, 외국 나가기…. 생각해 보니 다 했더라고요. 사실 ‘욕·은어 줄이기’도 있는데, 이건 뭐 평생 가질 목표일 것 같고. 아직도 제 최종적인 목표는 훨씬 멀리 있어요. 등산으로 치면 아직 중턱도 못 왔어요. 시냇물 나와서 갈증만 해소한 정도? 아직 그 목표는 직접 말 안 할래요. 하지만 전 진짜 거기까지 갈 거예요. 지금까지도 이뤄왔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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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UM’s Message, 청소년들에게

“다 해보세요. 조금 나빠 보이는 일까지도, 법이나 규칙에 어긋나는 게 아니라면 뭐든지 다 해보세요. 저도 어른들이 이것저것 다 해보라는 얘기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지금 저도 여전히 어리지만 이젠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다 경험이 되거든요. 쓸데없어 보이는 일도 언젠가는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조급해 하지 마세요. 지금 제 친구들 중에도 아직 꿈을 못 찾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래도 불안해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급한 마음 버리고, 좋아하는 일 하세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 포기하고 다른 거 하다가 결국 원래 꿈 찾아 돌아오는 사람도 많아요. 어차피 여러분 인생이잖아요.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아요!”

글=박성조 기자 park.sungjo@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영상=전민선 인턴기자
동행취재=김지원(무학여고 1)·오영란(매산여고 2)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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