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스트레스가 몸을 강하게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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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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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시스
이덕희 지음, 엠아이디
352쪽, 1만5000원

의사가 쓴 건강책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건강하게 살려면 소식하고 운동하라”다. ‘또 그 얘기’라며 실망할 법한 평이한 얘기다. 그런데 그 결론까지 가는 과정이 범상치 않다. 2000년 노동자 건강검진 자료 분석에서 시작된 10여 년 동안의 의학 연구 성과를 일반인 눈높이에 맞게 풀어냈다.

  책 제목 ‘호메시스(Hormesis)’는 낮은 농도의 독은 오히려 몸에 이롭다는 이론이다. 몸이 그 독을 이기려고 면역 시스템 등 자생 능력을 극대화시켜 더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다고 다이옥신·청산가리 등 화학물질이나 방사선으로 호메시스를 작동시키겠다는 것은 기름통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격”이라고 말한다. “자칫 호메시스 범위를 넘어 독성 범위로 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묘책은 ▶소식 ▶간헐적 단식 ▶운동 ▶햇빛 쐬기 등이다. 모두 신체에 적당한 스트레스를 줘 인체 내에서 호메시스 반응을 유도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를 죽게 하지 않는 스트레스는 우리를 더 강하게 해준다”고 했다. 저자는 구체적인 실험 결과와 연구 성과 등을 근거로 들어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그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건강 지식뿐 아니라 학문하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알게 된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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