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강화나 광주광역시로 옮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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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자흐스탄 키맵대에서 강연을 마친 손학규(사진) 전 새정치민주연합 고문이 4일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났다. 밝은 표정으로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온 손 전 고문은 취재진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질문하자 “학생들은 편향되지 않은 역사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기성세대는 학생들이 편향되지 않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담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계 최고 권위자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편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고문을 마중 나간 강석진 전 언론특보는 “여권이 지금처럼 하는 정부 주도 방식은 맞지 않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진의 산이 내가 지겹다고 하면 …”
주변 이사 권유, 정계 복귀 여운
김부겸·박영선 “모시러 가야겠다”

 정계 은퇴 선언 이후 1년4개월째 전남 강진 흙집에서 칩거해온 손 전 고문은 그동안 정치 현안에 대해 일절 함구해왔다. 그런데 가장 뜨거운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해 선선히 입장을 내놓았다. 손 전 고문은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은 뭐냐”는 물음에 “정치가 국민을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 고 답했다.

 기자들이 강진에 얼마나 더 머물 건지 묻자 손 전 고문은 “강진의 산이 (저보고) ‘지겨워서 더 못 있게 하겠다’고 하면…”이라고 답했다. 한 측근은 “주변에서 인천시 강화나 광주광역시로 거처를 옮기라는 요청이 많다”고 전했다.

  이처럼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 당내에선 정계 복귀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대구에서 새정치연합 박영선 의원의 북콘서트에 참석한 김부겸 전 의원은 “(손 전 고문을) 우리가 모시러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손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기자회견문의 핵심이 진보와 보수를 넘어 새롭게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2007년 그 메시지가 2015년인 지금도 유효하다 ”고 말했다. 지난 2일 손학규계 인사 약 20명이 서울 여의도에서 모인 자리에선 “자나 깨나 손학규”란 건배사도 나왔다.

 하지만 최측근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송태호 이사장은 “본인의 뜻은 (정계 복귀가) 절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손학규 캠프 대변인을 지낸 김유정 전 의원은 “당이 어렵다고 구원투수로 나오라는 건 맞지 않다. 선발투수라면 몰라도…”라고 여운을 남겼다.

김형구 기자, 대구=이지상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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