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학교 자체 집필교과서, 교육부 첫 통과 "해리포터, 아시모프 작품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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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징산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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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중학교에서 직접 집필한 국어·수학 교과서가 중국 교육부의 교과서 검인정위원회 심의를 처음으로 통과했다.

특정 중학교에서 교과서를 기술한 뒤 교육부에 검인정 신청을 해 통과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 학교에서 만든 교과서가 향후 중국 전역에서 교재로 쓰일 수 있게 됐다고 4일 북경만보(北京晩報)가 보도했다.

교과서를 만든 학교는 베이징에 있는 징산(景山)학교다. 이들은 교재와 관련된 '교과 과정 창조활동'의 일환으로 '교과서 만들기'에 돌입했다. 교육 최전선에 있는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맞는 교과서를 쓸 수 있다는 취지로 이뤄진 활동이다.

우펑(吳鵬) 징산학교 부(副)교장은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교재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들이 만든 교과서는 초·중등 6~7학년(한국의 중학교 1학년에 해당) 국어와 수학 등 8종 교과서로 교육부의 심사를 통과했다.

국어 교과서에 학생들이 국어와 과학 모두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작품을 담은 게 특징이다. 과거에는 마오쩌둥 어록 등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시대에 맞게 교과서도 바뀌고 있는 추세다. 중국 공상과학소설(SF)의 대표 작가인 류츠신(劉慈欣)이 쓴 소설도 교과서에 넣었다. 류는 'SF계의 노벨상’으로 일컬어지는 휴고상을 수상했다. 해리포터 소설의 일부와 SF소설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도 징산 학교가 쓴 교과서에 담겨 있다. 이밖에 중국 청대(淸代)의 문인인 원매(袁枚)의 작품도 담았다.

중요한 기사들을 엄선한 글들을 다량 실은 것도 특징이다. 신문기사를 읽으며 세상 돌아가는 지식을 익히게 하겠다는 취지다. 우 부교장은 "국제 뉴스와 국내 뉴스를 적절히 섞었다"며 "넬슨 만델라 등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국제 뉴스를 실었다"고 전했다. 징산학교는 향후 8~9학년(중학교 2~3학년)교재도 집필해 교육부에 교과서 검인정 신청을 할 예정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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