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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주차장은 텅텅, 인근 건물은 주차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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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몰 유료 주차제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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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주차비 할인 혜택이 없는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주차장(왼쪽 사진)은 곳곳이 비어 있었다. 반면 같은 시간대 할인 혜택이 있는 길 건너 롯데백화점·마트 지하 주차장은 고객들이 세워둔 차로 가득했다.

물건 사도 몰 주차비 할인 혜택 없어
길 건너 롯데백화점에 차 세우고 쇼핑
상인들 ‘유료화 철회’ 서울시 탄원도

주말이던 지난 17일 오후 6시쯤 잠실 롯데월드몰(이하 제2롯데몰) 지하 주차장 곳곳은 비어 있었다. 지하 2, 3층에는 주차된 차들이 있었지만 지하 4~6층 주차장에는 차 한 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비슷한 시간, 길 건너 롯데백화점·마트 주차장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꽉 차 있었다. 주차된 차를 빼기 위해 주차 직원이 이중주차된 차량을 미는 모습도 보였다. 주차장 입구에 설치된 층별 주차 가능 대수 표시판에는 지하 2층을 제외하고 지하 1, 3, 4층은 붉은색으로 ‘혼잡’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상 주차장은 이미 차량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잠실 롯데백화점 지하 주차장에서 만난 주부 최모(41·잠실동)씨는 “제2롯데몰에 쇼핑하러 갈 일이 있어도 차량은 일단 이곳에 댄다”며 “백화점 애플리케이션에서 2시간 무료 주차권을 받을 수 있고 무료 쿠폰도 집으로 온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다른 고객들도 “제2롯데몰에 가더라도 차는 이곳에 둔다”는 같은 대답을 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바로 제2롯데몰에 주차비 할인 혜택이 없어서다. 현재 제2롯데몰은 10분당 800원(오전 10시~오후 8시)을 주차비로 받고 있다. 반면 그 옆 롯데백화점·마트는 무료 주차권을 받을 수 있고, 구매 영수증을 보여주면 그 액수에 따라 주차비 할인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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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롯데백화점·마트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입구 옆에 세워진 주차 대수 표시판(위 사진). 지하 2층 한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층은 10여 대 정도 주차할 공간만 남아 있었다. 비슷한 시간, 지하 주차장 곳곳이 비어있던 건너편 롯데월드몰 내 매장은 면세점(지상 7, 8층)을 제외하고는 한적한 모습이었다.

  제2롯데몰을 찾는 고객들은 불만이다. 남편과 함께 쇼핑에 나섰다는 주부 심모(45·문정동)씨는 “4시간 정도 돌아다니다 왔더니 주차비만 1만9000원이 나왔다”며 “고객 입장에선 당연히 아깝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부 이모(45·청담동)씨는 “오늘 50만원어치를 샀는데 2시간치 주차비도 내야 한다”며 “인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나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으로 가지 굳이 이곳에 올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인과 함께 나온 윤모(32·분당)씨도 “식사·쇼핑으로 상당한 금액을 쓰는데 주차비 할인 서비스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의 주차비는 지난 7월 1일부터 800원으로 할인됐다. 이전에는 10분당 1000원이었고 주차 예약제를 시행했다. 주차비 10분당 1000원과 예약제는 롯데가 지난해 10월 제2롯데몰 임시 개장을 앞두고 교통 개선 대책의 하나로 서울시에 제안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상인 748명이 서울시에 주차장 유료화를 없애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데다 메르스 여파로 손님이 크게 줄자 서울시와 롯데가 협의를 거쳐 주차비를 현 상태로 낮췄다. 지난 9월 상인 876명은 탄원서를 다시 한 번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 제2롯데몰의 주차 요금제에 대해 시는 “잠실역 일대의 교통 흐름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주차장으로 생기는 인근 지역의 주차난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 관계자는 “잠실역 일대 교통 혼잡의 해결책 중 하나로 내년 12월 제2롯데몰 정식 개장에 앞서 내년 10월에 지하 버스환승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차로·신호등 정비 같은 교통 체계 개선 사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28일부터 영화관·수족관 이용자에 한해 주차 4시간 이내는 10분당 200원으로 주차비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글·사진=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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