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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지노 빠진 신의주특구 … 총 4000억 달러 투자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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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 국제경제지대 개발계획도

북·중 관계의 해빙 무드가 ‘신의주특구’를 다시 움직이고 있다.

북한, 10년 내 완성 계획
“중국, 핵실험 대신 준 선물”

 북한 신의주특구는 2002년 9월부터 지금까지 명칭만 두 차례(신의주 특별행정구역→신의주 특수경제지대, 2013년→신의주 국제경제지대, 2014년) 바뀌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해온 사업이다. 그만큼 우여곡절이 컸다. 하지만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이 지난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뒤 북한 대외경제성과 랴오닝(遼寧)성 정부가 신의주특구 공동개발에 합의하면서 다시 사업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본지가 입수한 ‘신의주국제경제지대(신의주특구) 개발총계획도’에 따르면 북한이 당초 그리던 신의주특구의 밑그림은 다소 바뀌었다. 북한은 특구에 홍콩 같은 국제관광도시 성격을 가미할 생각이었으나 중국이 원하지 않는 ‘관광’ ‘오락’ 부문은 대거 빠졌다. 대신 신의주 운하, 이동통신기지국 등의 항목이 새로 포함됐다.

 중국과의 경협을 위해 북한은 운하를 건너는 데 필요한 교량 10개 외에 2개의 대교를 추가로 건설한다. 압록강 부근의 위화도, 황금평 사이에 있는 유초도에서 남·북 신의주로 1개씩 연결되는 다리다. 신의주특구 건설이 시작될 경우 중국과의 물동량 증가에 대비하려는 용도로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특구 개발 합의는 노동당 70주년 열병식까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않은 대가로 중국이 북한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는 선물을 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향후 5년 내 특구의 기본 인프라 건설을 마치고 10년 내에 특구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초건설에 1000억 달러(약 112조원), 총 투자 규모는 4000억 달러(약 45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신의주특구는 2001년 중국 상하이(上海)를 다녀온 김정일이 직접 개발을 지시해 김동규 당시 평양원예총회사 사장이 2002년 네덜란드 화교 출신의 중국인 사업가 양빈(楊斌)에게 특구 행정장관을 제안하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특구를 맡은 양빈이 그해 탈세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되면서 개점휴업 신세가 됐다. 2012년 장성택은 북·중 간 정부사업으로 재추진하려 했으나 2013년 12월 숙청당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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