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장이 폴더폰을 쓰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2015년 마지막 국감이 열린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실. 이날은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실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다. 회의시작 시간에 맞춰 회의실로 들어와 몇몇 의원들과 인사를 마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자리에 앉아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비서실장이 전화를 받기위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자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쉬가 여기저기에서 터졌고, 비서실장은 휴대폰을 귀에 붙인 채 나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통령 비서실장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은 폴더 폰이었다.

폴더폰은 통화와 문자만 되는 2G와 여기에 영상통화가 되는 3G 두가지로 출시되고 있다. 4G LTE시대에 접어든지 5년째지만 2G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500만 명 가까이 남아있고 3G폰의 경우는 1,300만명이 넘는다. 이들이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011번호로 수십 년을 영업을 해 온 사람들은 번호가 바뀌면 거래처가 끊길까봐 기존 번호를 사용하고, 스마트폰을 어려워하는 노인 세대가 아직도 2G·3G폰 애용자다. 스마트폰에 시간을 많이 뺏긴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스마트폰에서 2G폰으로 되돌아 가기도 한다. 2G·3G폰 이용자들에겐 LTE요금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본요금도 중요한 유지 요소 중 하나다. 또한 도청이나 해킹을 우려하는 사정기관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2G폰을 사용하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휴대폰이 하나는 아닐 것이다. 두개 이상의 휴대폰을 사용하겠지만 공식적인 장소에 들고 나온 휴대폰은 폴더폰 이었다. 위에 열거한 이유 외에 또 다른 이유로 폴더폰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이 요금 때문에? 연락처가 끊길까봐?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어려워서? 아마도 이런 이유는 아닐것이다.

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동창회에서 만난 남녀, 강간일까? 꽃뱀일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