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주 지역 특화 인력 양성 … 취업률 81% 참살이사업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기사 이미지

전주비전대 참살이사업단 학생들이 교내 창업관에서 네일아트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 전주비전대]

박지은(34)씨는 지난 5월 ‘린 네일 앤드 레푸스’라는 간판을 단 가게를 열었다. 손톱을 예쁘게 다듬은 뒤 글자나 문양을 새겨주거나 각질·티눈 등을 제거해주는 손·발 관리숍이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문학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매장에는 하루 10여 명의 고객이 찾아와 월 300만~4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대학·지자체 함께 취·창업 교육
관광·미용·건강 등 분야 집중
일자리 창출해 경단녀 등 도와

 박씨는 “결혼을 일찍해 아이들이 제 앞가림을 하게 되면서 2~3년 전부터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오랫동안 망설였다”고 했다. 이런 박씨의 꿈을 펼치는 데 전주비전대 참살이사업단이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그는 창업 실무를 배울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전주비전대에 등록한 뒤 지난해 6월부터 3개월간 교육을 받았다. 매니큐어를 바르는 법 등 기초 지식부터 손톱에 리본과 별 공예품을 다는 까다로운 기술까지 습득했다. 교육 후에는 관련 업체를 찾아 다니며 30시간 이상의 인터십 과정도 거쳤다. 박씨는 “교육뿐 아니라 점포 운영에 대한 컨설팅 등 사후 관리까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주변의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재능기부에도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비전대 참살이사업단이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과 지자체가 손잡고 특화된 교육으로 주민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참살이는 웰빙(well-being)의 순 우리말. 고령화와 여가 확대 등 최근 트렌드와 맞물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 관광과 음식 건강 관련 분야를 일컫는다.

 중기청의 지원을 받는 비전대 참살이사업단은 2011년 시작됐다. 전국에 권역별로 12개의 사업단이 있으며, 비전대는 창업·취업 성적 면에서 4년 연속 전국 1위에 올랐다.

 이 학교는 ‘전통문화도시’ 전주의 이미지에 맞는 관광·미용·건강 등의 분야에 집중했다. 첫해에는 푸드 코디네이터나 웨딩 플래너, 네일 아트스트, 커피 바리스타, 와인 소믈리에 분야의 교육을 받은 120명 중 17명이 창업하고 72명이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160명 중 117명(73%)이, 2013년에는 100명 중 80명(80%)이 자신의 가게를 열거나 일자리를 얻었다. 지난해에는 실버운동 전문가와 푸드 코디네이터, 네일 아티스트 분야에서 전체 105명 중 85명(81%)이 창업이나 취업을 했다.

 올해는 네일 아티스트, 두피·가발패션 전문가, 푸드 코디네이터, 문화 관광 투어 플래너 등 4개 과정에서 100명이 교육을 받았다. 현재 50여 명이 일자리를 잡았고 연말까지는 80명 이상 창업하거나 취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입생은 관련 분야 경험이 있지만 결혼 등으로 직장을 그만 둔 일반인 중에서 선발한다. 면접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은 3개월간 120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참살이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이효숙(미용건강과) 교수는 “지역 특화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춘 운영과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잘 어우러지면서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며 “실제 사업자 등록증을 내고 실험실습을 해보는 교내 인큐베이팅 공간까지 마련해 창업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