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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이오” 추억 튀겨주는 오일장, “상어다” 신기한 수족관, “아이구” 짜릿한 번지점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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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는 시청 건물을 기준으로 도시가 나뉜다. 판교·분당이 있는 시 남쪽과 분당구는 계획 도시여서 거리와 건물도 반듯반듯하고 화려하다. 공원·박물관 등 편의시설과 문화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가족과 떠나요! 경기도 나들이 ⑦ 성남

반면에 시 북동쪽 서울과 접한 수정구와 중원구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지역이다. 아직도 옛 모습을 간직한 곳이 많아 정취가 남다르다. ‘가족과 떠나요! 경기도 나들이’ 10월 행선지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도시 성남이다.

추억을 팝니다 - 모란 민속 오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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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민속 오일장의 명물 뻥튀기.

“자~ 터집니다. 귀 막으세요.” ‘천금 뻥튀기’ 김영목(60) 사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뻥”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예나 지금이나 “뻥” 소리에 귀가 먹먹하다. 과거에는 쌀·보리·옥수수를 주로 튀겼는데 요즘에는 돈만 주면 뭐든지 튀겨준단다. 밤도 뻥튀기 기계에 넣으면 군밤이 되어 나온다.

4일과 9일이 들어가는 날에 열리는 모란 민속 오일장은 전국에서 가장 큰 오일장이다. 1964년 개장했으니,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상인만 700명이 넘고, 물건을 사거나 구경 나온 사람은 하루 5만 명에 이른다. 주말에 장이 서면 하루에 10만 명은 너끈히 찾는다고 한다.

품목도 다양하다. 옷·꽃·농작물·어물전 등 14개 섹션이 있는데, 카세트 테이프를 파는 노점도 있다. 유점수(57) 상인회 회장은 “지금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제철 농산품”이라며 “말린 고추, 대추, 밤 등을 시중보다 싸게 살 수 있다”고 알려줬다. 오일장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순대·칼국수·팥죽 등 한 끼 거리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고, 도넛·꽈배기·통닭 등 주전부리를 파는 노점 앞에는 긴 줄이 서 있었고, 방송에 소개되었다는 현수막을 내건 집도 여럿 보였다.

이용정보= 인근에 차를 대고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지하철 분당선 모란역이 100m쯤 떨어져 있다. 주차는 탄천 공영주차장에 하면 된다. 걸어서 5분 거리다. moranjang.org, 031-721-9905(시장상인회연합회).

시청에 놀러가다 - 성남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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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청 청사 9층에 있는 하늘 북 카페 모습.

‘뭐? 시청 건물로 놀러 간다고?’ 하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성남시청은 다르다. 한때는 호화 청사로 욕을 먹기도 했지만, 지금은 성남 시민의 휴식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청사 주변은 근린 공원 같다. 청사 오른편에는 ‘너른 못’이라는 이름의 생태공원이 있다. 실개천이 흐르고 음악분수가 춤을 춘다. 광장도 있어 휴일이면 자전거나 보드 타는 젊은이로 북적인다. 잔디밭에는 그늘막을 치고 도시락을 먹는 사람도 많다. 주차장은 겨울에 야외 스케이트장으로 변한다. 공원에 설치된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과 세월호를 형상화한 조각품이 눈길을 끈다.

시청사에서 가장 높은 9층에 하늘 북카페가 있다. 연중 무휴 문을 여는 도서관이지만, 성남시민의 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아동 도서 약 5000권, 일반 도서 1만여 권이 비치돼 있는데, 성남시민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 주중에는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동화구연이나 점토 만들기 프로그램을 연다.

북카페는 전망대 노릇도 한다. 북쪽으로 성남공항과 제2롯데월드까지 막힘이 없이 내다보인다. 남으로는 분당과 판교의 신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용정보= 하늘 북카페는 주중 오전 9시∼오후 10시, 주말·공휴일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을 연다. 겨울에 개장하는 야외 스케이트장만 이용료 1000원을 받을 뿐, 모든 시설이 무료다. seongnam.go.kr, 1500-3100(성남시 콜센터).

국내 유일의 고구려 무덤 - 판교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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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박물관 안에는 진짜 고구려 고분이 있다.

2005년 판교를 개발하면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2013년 개관했다. 전시 유물이 1400여 점인데, 판교 박물관이 자랑하는 보물은 의외로 고분이다. 박물관 안에 실제 고분 9기가 있다. 판교 박물관은 고구려시대 실제 무덤을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장소다.

손백제(31) 학예연구사는 “고구려 유물과 고분은 대부분 북한 지역에 있다”며 “판교 지역에서 고구려 무덤이 발견된 건 아마도 장수왕의 남하정책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1층에서 내려다보면 무덤 9기가 보인다. 한성 백제시대 고분 7기, 고구려시대 고분 2기다. 언뜻 모형 같아보이지만, 진짜 고분이다. 박물관 건너편 식당 건물을 지으려고 기초공사를 하다가 발견했고, 땅을 파서 고분을 통째로 옮겨 놓았단다. 크레인으로 고분을 옮기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여준다.

고분에서 출토된 팔찌·반지 등 장신구는 1층 전시실에 있다. 전시실에는 빗살무늬토기·동전·백자·노리개·청동불상 등 다른 시대 유물도 많이 있다. 이 중에서 고려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청자상감운학매병’은 구연부(병의 입구)가 깨지지 않았으면 국보급 유물이라고 한다.

이용정보= 오전 9시∼오후 6시 개장.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없다. 옻칠반지·무덤·토우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 가족 3000~5000원. pangyomuseum.go.kr, 031-729-4535.

세계 최초의 디지털 수족관 - 아이큐아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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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아이큐아리움은 물 한 방울 없는 디지털 수족관이다. 아이들이 아쿠아 키트로 화면 속 물고기를 잡고 있다.

“해저기지로 이동할 잠수정 현무호 입니다. 자, 지금부터 바닷속을 마음껏 탐험해 볼까요?”

선장 역을 맡은 인솔자의 지시에 아이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잠시 후 현무호가 바다를 마구 돌아다닌다. 아름다운 산호초 사이로 듀공, 개복치, 상어, 고래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진짜로 바닷속에 들어온 듯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화면 속에 나오는 장면이다.

아이큐아리움은 물 한 방울도 없는 아쿠아리움, 즉 디지털 수족관이다. 현무호를 탄 입장객(탐험대원)은 진화의 터널, 미지의 바다, 풍성한 바다 등 11개 콘셉트의 바다를 통과하며 미션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80여 종의 해양 생물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

입장할 때 휴대폰처럼 생긴 ‘아쿠아 키트’를 나눠준다. 이 키트를 갖고 선장의 지시에 따라 미션을 수행한다. “키트 화면에 나타난 물고기를 대형 스크린으로 옮겨라” “스크린의 물고기를 키트로 잡아라” 등 방마다 임무가 주어진다. 임무를 빨리 그리고 많이 수행할 수록 많은 점수를 얻는다. 각 과정에서 얻은 점수가 합산돼 출구 쪽 대형 화면에 표시된다. 신기한 아쿠아리움이다.

이용정보= 오전 10시∼오후 5시 개장. 월요일 휴관. 입장료 3인 가족권 3만6000원, 4인 가족권 4만8000원. iquarium.co.kr, 031-628-4880.

분당구민의 휴식처 - 율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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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동공원에 조각품 3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초록 잔디광장, 넓은 호수, 독서의 계절 가을에 어울리는 책 테마파크까지…. 율동공원은 멀리 가지 않아도 가을을 즐기기에 적합한 장소다. 한때는 청주 한씨 문중 땅이었고 낚시터로 쓰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분당구민이 가장 사랑하는 명소가 됐다.

호수에 번지점프대가 있다. 지상 45m에서 호수를 향해 곧장 떨어진다. 호수 중앙에는 높이 103m까지 치솟는 분수도 있다. 가을 하늘로 치솟는 물줄기를 보고 있으면 속이 뚫리는 기분이다. 호수 둘레에 2.5㎞ 길이의 산책로가 있는데 유모차를 밀면서 가도 될 정도로 평탄하다.

잔디광장에는 조각 작품이 곳곳에 전시돼 있다. 광장 입구에 설치된 동요 ‘산바람 강바람’ 작곡자 박태현씨의 조각상과 악보 조각품이 나들이객을 반긴다. 광장에는 비너스·사자상·낙타상 등 조각품 34점이 설치돼 있다. 잔디광장 옆에 국내 유일의 책 테마파크가 있다. 책을 주제로 한 공간인 만큼 모든 시설이 책과 관련이 있다. 진입로에 서 있는 솟대는 ‘북’ ‘BOOK’ 등 각국 언어를 형상화해서 만들었다. 건물 벽면은 조선시대 한글과 옛 글귀를 양각해 놓았다. 월요일 휴무.

이용정보= 공원은 24시간 개방돼 있지만 공원 내부 시설은 오전 9시∼오후 5시 문을 연다. 번지점프 2만5000원. 다른 시설은 다 무료다. 031-702-8713(율동공원 관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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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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