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들 사망소식에 안도했다”…테러리스트 어머니의 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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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 [사진 트위터 캡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알 샤바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테러리스트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1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인 토마스 에반스는 2012년 소말리아로 밀입국해 알 샤바브에 가담했다. 토마스는 어린 시절만 해도 주변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양보하는 성격이었다. 가정 불화로 아버지가 집을 나가자 어머니에게 “제가 항상 곁에서 지켜드릴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내가 더 열심히 살아서 아버지 역할까지 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14살이 되던 무렵부터 학교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마약을 복용하기 시작했고,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에는 아시아계 갱단과 어울려 주변 친구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돈을 뺏으며 말썽을 피웠다.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히며 비뚤어지던 토마스는 이슬람 신도가 되었다고 밝힌 뒤 가족들에게도 종교를 강요했다. 토마스의 어머니인 셀리 에반스(57)는 “누구나 종교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처음엔 토마스의 결정을 존중했다”며 “하지만 가족들에게 이슬람 신도가 되라며 물건을 집어던지는 것을 보고는 아들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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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사진 트위터 캡처]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토마스는 2012년 소말리아로 가 알 샤바브에 가입했다. 알 샤바브 활동을 하면서도 토마스는 1년에 2~3차례 집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테러 활동을 자랑하듯 늘어놨다. 또 알 샤바브의 민간인 테러에 대해서도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토마스의 사망 소식이 들려온 건 지난 7월, 극단주의 테러조직을 취재하는 한 기자의 연락을 통해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퍼진 알 샤바브 대원의 사진에 토마스가 숨진 채로 누워 있는 모습이 발견된 것이다.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은 샐리는 “사랑하는 아들 토마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하지만 내 아들이 죽어 더 이상 무고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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